대학원 진학해 지도자 길 목표
세계복싱협회(WBA) 슈퍼페더급 세계 여자챔피언으로 더 유명한 최현미(24ㆍ사진)씨가 25일 입학 4년 만에 고대하던 학사모를 썼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10학번인 최씨는 2004년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 복서’다. 그는 2008년 여자페더급 세계챔피언에 올라 작년 5월까지 7차례 방어에 성공한 뒤 슈퍼페더급으로 체급을 올려 지난 5월 1차 방어에 성공했다.
최씨는 “남한 정착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수월했던 건 운동을 해서일 것”이라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시험 기간에 밤샘 공부를 한 뒤 아침 운동에 나가는 일이 어려웠다고 한다. 합숙 훈련에 들어갔을 때는 리포트 과제를 작성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는 교양 수업으로 수강한 ‘기호논리학’을 들었다.
“화살표, 삼각형, 동그라미 등 기호로 소통하는 과목이 이해가 쉽지 않아 무척 고생했어요. 결국 F학점이 나와 포기했어요.”
최씨는 “중ㆍ고교 때는 운동 때문에 수학ㆍ졸업여행을 모두 포기했는데, 대학에서는 MT를 두 번이나 다녀왔다”며 “친구도 많이 사귀어서 우리 과 ‘마당발’로 불렸다”고 말했다.
당장엔 10월 슈퍼페더급 2차 방어전 준비에 매진하고, 장기적으로는 대학원에 진학해 여자 복싱 분야의 체계를 다지는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게 그의 목표다. 올해로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째를 맞은 최씨는 새터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나 관련 행사에 적극 참가해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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