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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적 해석으로 다시 쓴 불교 경전의 원형 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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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적 해석으로 다시 쓴 불교 경전의 원형 아함경

입력
2014.08.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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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담 스님 6년 걸려 12권 출간, "선적 체험 세계로 대중을 초대"

집필기간만 4년이다. 200자 원고지 4만매 분량이 담겼다. 30년 동안 품은 번역의 뜻이 12권의 책에 담겼다. 권 당 1,000쪽이 넘고 교정과 교열, 편집에 들인 시간도 2년이었다. 26일 선보인 ‘학담평석 아함경’(한길사 발행)은 관련된 여러 수치만으로도 간단치 않은 성과임을 가늠할 수 있다. “한국 불교문화사의 획기적인 업적으로 기록될 것”(김언호 한길사 대표)이라는 자부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

학담 스님
학담 스님

학담 스님은 26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간 출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1970년 경주 분황사에서 출가한 학담 스님은 1986년 근본불교연구소를 세우며 학술운동과 실천불교운동에 힘써왔다. 11~13대 중앙종회의원과 교육원 역경위원장, 종립학교관리위원장을 지냈다.

아함경은 초기 불교 경전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아함(阿含)은 산스크리스트어 ‘아가마’의 소리를 따온 것으로 ‘전해온 가르침’을 의미한다. 붓다의 제자 가운데 많이 듣는데 으뜸이었던 아난다가 붓다의 육성 범문을 기록한 경전이 아함경의 시초다. 아함경은 원전만도 약 2,000여 경에 달해 접근이 힘들고 내용도 어렵다는 평이 따른다. 게다가 아함경은 불교 경전의 원형인데도 소승불교의 경전으로 여겨져 국내에선 홀대를 받았다.

학담 스님은 대승불교적 관점에서 아함경을 완전히 해체하여 새롭게 조합했다. 대승의 교리와 붓다의 가르침에 담긴 뜻이 둘이 아님을 밝히려 했다. 책 전체를 귀명장, 불보장, 법보장, 승보장 네 개의 체제로 나눈 것도 새로운 시도다. 학담 스님은 “선만 있고 행이 없으면 은둔 선이 되고, 선이 없이 참여에만 매몰되면 자기 주체를 잃게 된다”며 “선적 체험의 세계로 대중을 이끌어야 되겠다는 오랜 생각이 출판사의 의지와 결합해 이 책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아함경은 번역이 거칠고 완성도가 떨어진 면이 있다”며 “생경한 불교 용어를 쉽게 풀어 쓰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학담 스님이 김언호 대표에게 편찬 계획을 밝힌 때가 1985년이다. 오랜 각오와 묵은 약속이 강산이 세 번 변한 다음에야 12권의 책으로 현실화한 셈이다. 학담 스님은 “(집필 기간 동안의) 기나긴 불면의 밤은 나에게 사유와 사유 없음, 언어와 언어의 길이 끊어진 모순의 역동적 통합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낮의 밝음도 공하고 밤의 어둠도 공함을 온몸으로 증험해야 하는 실천적 고투의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김언호 대표는 “불교에 관한 책이긴 하지만 동서 모든 철학의 지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의 문장들이) 아름다운 시적 언어로 돼 있어 문학가들이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질 듯하다”고 자평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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