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세 선수 모두 3할 6푼대 1~2리 차로 엎치락뒤치락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4강 싸움과 함께 타격왕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25일 현재 타격 랭킹 1위는 최형우(삼성ㆍ3할6푼7리)다. 그 뒤를 김태균(0.364ㆍ한화)과 민병헌(0.364ㆍ두산)이 2리 차로 쫓고 있다. 김태균은 소수점 네 번째 자리인 ‘모’까지 따졌을 때 3할6푼4리4모로 민병헌(0.3638)에 ‘6모’ 차 앞선 2위다. 한 때 4할 타율에 도전했던 이재원(SK)이 3할6푼3리, 손아섭(롯데)은 3할6푼2리로 5명이 3할6푼대 타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주찬(0.358ㆍKIA)과 서건창(0.357ㆍ넥센)도 잠재적 타격왕 후보다. 역대 사례로 비춰 봐도 가장 뜨거운 방망이 싸움이다.
추석에 갈린 운명
역대 최고 타격왕 다툼은 1990년 추석 연휴에 펼쳐졌다. LG 노찬엽은 연휴 첫 날이던 9월28일까지 3할3푼4리로 1위를 달렸지만 29일 OB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쳐 3할3푼3리로 시즌을 마쳤다. 그 사이 빙그레 이강돈이 30일 4타수 2안타를 치며 3할3푼4리8모6사로 뛰어올라 노찬엽을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해태 한대화가 드라마를 완성했다. 10월1일과 2일 이틀간 4안타를 몰아치며 3할3푼4리9모3사로 타율을 끌어 올린 것. 할푼리는 물론 반올림한 모까지 같아 소수점 아래 5번째 자리 ‘사’에서 희비가 엇갈린 유일한 시즌이었다.
1리 차 접전도 5번이나
1리 차 타격왕도 5차례나 있었다. 1991년 빙그레 이정훈은 3할4푼8리의 타율로 당대 최고 좌타자 장효조(0.347ㆍ롯데)를 제치고 타격왕에 올랐다. 2000년엔 현대 박종호(0.340)가 두산 김동주(0.339)를 따돌렸는데 박종호가 타율 관리를 위해 출전하지 않았고, 경쟁자였던 SK 브리또(0.338)는 현대전에서 의심스러운 사구를 기록한 뒤 “이런 상황에서는 타격왕이 되고 싶지 않다”며 1경기를 남기고 돌연 출국해 버렸다. LG 이진영은 SK 시절인 2004년 수위를 달리다가 현대 브룸바(0.343)에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해, 3할4푼2리로 밀려났다. LG 박용택(0.372)과 두산 홍성흔(0.371)은 2009년 역대 최고타율 1리 싸움을 벌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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