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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뜻 실천 방안은?" "이제 각자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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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뜻 실천 방안은?" "이제 각자 얘기를..."

입력
2014.08.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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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방한 의미 간담회서

가난한 교회ㆍ행동하는 성직자 등 변화 의지 질문에 소극적 답변 일관

"세월호 갈등, 에너지 낭비 그만해야"

염수정 추기경이 2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다연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4)
염수정 추기경이 2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다연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4)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중 교회의 자성과 각성을 촉구했지만 염수정 추기경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러 번 질문이 나왔지만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들”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26일 교황 방한의 의미를 되짚는 기자간담회에서다.

언론의 관심은 ‘교황 방한 이후 한국 천주교’에 집중됐다. “교황이 방한 중 일종의 사목 지침을 밝혔는데 무엇을 실천할 계획이냐” “교회의 변화를 자극한 교황의 메시지 중 가장 새길 만한 것이 무엇이었느냐” “한국 천주교의 시급한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앞서 교황은 방한 첫날인 14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찾아 주교들을 앞에 두고 “어떤 교회와 공동체들은 그 자체가 중산층이 됐다”며 “악마가 부유한 이들을 위한 부유한 교회, 잘 나가는 이들의 교회로 만들도록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거리로 나가 행동하는 교회와 성직자’도 교황이 강조한 얘기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염 추기경의 답은 소극적이었다.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 있을 것” “이제 각자 우리가 얘기를 해 나가야 할 것들”이라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그나마 구체적으로 밝힌 건 남북 화해를 위해 천주교가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염 추기경은 “가톨릭의 여러 채널을 통해서라도 협력해야 한다”며 “특히 인도적 차원의 노력은 중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이 이뤄지는 곳이니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런 것들이 확장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황 방한에 앞서 한국 천주교는 북한 천주교 신자들을 초청했으나 북한이 거부해 무산됐다.

염 추기경이 가장 인상 깊었던 교황의 메시지로 든 것도 남북화해와 관련한 연설이었다. 교황은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자들 앞에서 “남북은 한 언어를 쓰는 가족이라는 데 희망이 있다”며 “한반도에도 언젠가 평화가 찾아와 두 형제자매는 하나로 뭉칠 것”이라고 했다. 염 추기경은 “교황께서 얘기를 하는데 어찌나 제 가슴을 때리는지,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방한 중 교황이 보인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선 “마음 깊이 기도하며 상대를 대하는 듯했다”고 표현했다. 염 추기경은 교황이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아 장애 아동, 청소년과 만난 때를 떠올리며 “예정된 다음 일정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장애아들을 일일이 안아주는 모습에서 인격 대 인격으로 진실되게 상대를 만나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교황이 방한 내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위로의 마음을 전한 세월호 참사 해법과 관련해서는 “(책임자) 누구 하나를 희생 시켜 동네 북으로 만들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세월호 참사는 결국 우리 안의 비리, 남보다 잘 살려는 경쟁심, 돈만을 최고로 여기는 풍조가 만든 총체적 결과”라며 “우리 자신, 우리 사회가 새롭게 되지 않고선 (극복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을 의식한 듯 염 추기경은 “자꾸만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파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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