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항, AFC 챔스 8강 격돌
‘황새’와 ‘독수리’가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황선홍(46) 포항 감독과 최용수(41) 서울 감독이 벼랑 끝 승부를 앞두고 기 싸움을 펼쳤다. 황 감독과 최감독은 선수 시절 각각 ‘황새’와 ‘독수리’로 불리며 한국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황 감독은 서울과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올 시즌 목표를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잡았다. 우리가 나아가는 길을 누구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내일 경기의 중요성은 우리 팀원들이 모두 인지하고 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자신했다.
포항과 서울은 지난 20일 열린 8강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원정 다득점 규정에 따라 포항은 골을 넣고 비겨도 4강 출전권을 획득한다.
황 감독은 “서울이 최근 K리그에서 연승하고 있지만 단판승부에서 그런 분위기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며 “우리 플레이만 하면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최 감독은 바로 도발적인 발언으로 응수했다. 최 감독은 “황 감독의 자신감에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 자신감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맞섰다. 그는 “지도자의 자신감보다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중요한 법”이라며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경기장에서 얼마나 발현되는지가 승부를 가른다”고 말했다.
최근 분위기는 서울이 포항보다 낫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서울은 3연승을 거둬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포항은 2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승리가 없다.
최 감독은 포항의 거친 플레이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포항은 반칙이 많은 거친 플레이를 하는 구단이다. 우리도 그렇게 경기할 수 있지만 싫어서 하지 않는다”면서 “원정 1차전에서는 거친 분위기에 밀린 감이 있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반드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령탑은 경험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황 감독은 “작년 FA컵에서 우승하는 등 선수들의 토너먼트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감독은 “국내 대회와 국제대회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엄연히 다르다”고 반격했다.
선수들도 입씨름을 벌였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포항 손준호(22)는 “황새가 독수리보다 높이 날 것”이라고 말했고, 서울 최현태(27)는 “독수리가 원래 황새보다 높이 나는 게 아니냐”고 맞받았다.
서울과 포항은 27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펼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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