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현대차ㆍLG 인원 줄여 SKㆍGSㆍCJ는 작년 수준 유지
10대 그룹 전체론 11~17% 감소 작년 대폭 줄인 금융권은 회복 조짐
‘공채의 계절’ 이 다가왔다. 10대 대기업(그룹사)들의 채용공고가 하나 둘 뜨기 시작하며 취업준비생들의 움직임이 바빠졌지만 올 하반기 ‘대기업 채용문’은 작년보다 좁아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다.
25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잠정 취합한 올 하반기 10대 그룹사들의 신입사원 전체 채용인원은 1만6,000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채용규모가 4,000명~5,000명으로 유동적인 삼성그룹과 400명에서 500명 사이에서 확정할 예정인 한화그룹이 최대로 채용을 해도 전체 인원은 1만5,900여명에 그친다. 만약 삼성과 한화그룹이 최저치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면 올 하반기 10대 그룹사 전체 채용인원은 1만5,000명을 밑돌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10대 그룹사가 약 1만8,000명을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17%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채용축소는 실적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15%나 급감한 어닝쇼크를 겪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5,500명이었던 채용인원을 500명~1,500명 축소해 9월 중 공채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 차는 더 많이 팔았지만 원ㆍ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상반기에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한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해 하반기(2,760명)에 비해 채용인원을 300명 줄였다.
LG그룹 역시 500명 이상 규모를 축소했고, 올해 상반기에 이미 1,600명을 뽑은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2,000명에서 3분의 1가량 줄어든 1,400명만 다음달 중 채용할 예정이다.
이와는 달리 잠실 제2롯데월드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 중인 롯데그룹은 인턴을 포함해 1,200명이었던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1,300명을 채용하기 위한 전형을 내달 2일부터 16일까지 실시한다.
SK그룹(1,000명) GS그룹(400명) CJ그룹(900명) 금호아시아나그룹(1,000명)은 지난해 채용규모를 올 하반기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GS와 한화그룹은 다음달 중 계열사별로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은 “내수부진과 세계경기 침체로 이익률 하락을 겪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을 요청하고 있어 대기업들이 지난해 수준은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확정하지 않은 기업들이 있어 정확한 하반기 10대 그룹사 채용인원은 결산이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부진 등으로 규모를 줄였거나 아예 채용을 건너뛴 금융권 신입사원 공채는 올 하반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던 기업은행은 200명을 채용할 계획이고, 하나은행은 100명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83명을 뽑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이밖에 다른 은행들도 상황에 따라 9월 이후 신입사원 공채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신입사원을 한 명도 뽑지 않았던 신한카드도 최근 하반기 공채 방침을 정했다. 인원은 아직 미정이지만 30~40명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너무 오래 공채를 안 하는 것은 인력수급에 좋지 않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적은 인원이지만 뽑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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