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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세계 제패 (1)준비된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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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세계 제패 (1)준비된 기적

입력
2014.08.2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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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ESPN 중계방송을 통해 리틀야구 월드시리즈를 보게 되었다. 순간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유는 대한민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체코와의 게임이었는데 처음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모습에는 자신감이 보였으며 큰 점수 차로 승리를 하게 되었다. (한국은 24일 미국을 꺾고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아시아 예선전에서 대만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리틀 월드 시리즈에 참가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이 29년 만에 출전하는 뜻 깊은 대회이며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차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나는 가족과 함께 가서 선수들을 응원해 주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이들의 야구에 크게 관심이 없다. 하지만 이 곳 미국에서는 아이들의 야구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다. 이 부분은 문화와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라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인 건우에게 시합하는 것을 보여 주었더니 굉장한 관심을 가졌으며 직접 가서 보고 응원하는 것에 대찬성이었다.

운명이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해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라고 정의한다. 나는 운명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초인간적인 힘이라는 것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힘의 영역인데 이 부분이 바로 행운, 즉 ‘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운이라 하면 단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운은 결코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운은 준비되어 있어야 만 만날 수 있다.

이번 대표팀의 행보를 보면 이렇다. 먼저 대한 민국 대표팀이 되기 위해서는 서울 팀 중에서 대표선수를 뽑고 마찬가지로 경기, 그리고 남부(경상도 지역)팀이 경기를 펼쳐 승자가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되어 있다. 이번에 서울 대표팀은 가장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역시나 첫 게임에서 남부 선발팀에게 패하며 해산하는 분위기였는데 경기 대표팀이 남부 대표팀을 이기는 이변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 대표팀이 경기 대표팀을 이겨 모든 팀이 1승1패 동률을 이루었으며 이 경우 최소 실점 팀이 대표가 되는 규정에 의해 당당하게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선발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전에서도 강호인 대만이 에이스 투수의 게임 기용 실패로 정작 한국전에는 등판하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한국은 29년 만에 당당히 아시아 대표로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감독과 코치들이 하나같이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결코 운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왜냐하면 대표로 참가한 서울 팀은 한국 예선부터 남부 팀에게 지고 경기 팀에게 졌으면 바로 탈락인데 경기 팀을 이기지 않았는가? 더군다나 가장 약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그리고 최소 실점을 했다는 것은 결코 운이라고 할 수 없다. 두 번째 대만의 경기에서 에이스가 아닌들 결코 만만한 투수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 국 대표팀에서 잘 던지는 투수가 과연 한 명뿐일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실력이며 운은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군 선수가 연습을 게을리하고 1군 주전 경쟁 상대가 부상을 당하기만 기다리다 막상 그런 기회기 생긴다고 대신한들 결코 자리를 잡을 수 없으며 금방 제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복권도 마찬가지다. 보통 준비되어 있지 않는 상태에서 큰 돈이 들어오면 행복하기보다는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돈을 탕진한 뒤에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뉴스로 종종 접했다. 돈을 담을 수 있는 정신적인 그릇이 작으며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대표팀으로 처음 선발해서 모였을 때는 선수들끼리 서로 이야기도 잘 하지 않으며 서먹한 상태였다고 한다. 코치들 또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이유는 각 팀마다 기술 교육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적으로 한국 대표팀으로 선발되고 더 어렵게 아시아 대표팀이 되면서부터는 끈끈하고 강해졌으며 기술 훈련도 서로의 것을 접목했다고 한다. 그렇게 3개월을 지내는 동안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변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서 대회 준비 과정에는 중학교 선수들과 많은 연습 게임을 통해 실전 경험과 자신감을 찾는 방법을 선택한 것도 코칭스태프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게임을 하겠는가? 실전만한 연습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같은 연습을 한다고 해도 시합과 같은 상황은 연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배우라는 의미이다. 이렇듯 세심하고 철저히 준비되어 있는 팀이 대한민국 리틀야구 대표팀인 것이다. 이것을 결코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들은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고, 박수 받아 마땅한 업적을 이뤘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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