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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노력해 보겠다" 3자협의체 카드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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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노력해 보겠다" 3자협의체 카드로 압박

입력
2014.08.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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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전체가 세월호특별법에 갇혀 무능ㆍ무책임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국정운영에서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여야간 합의 준수’만을 강조하며 꽉 막힌 정국을 풀어낼 해법에는 귀를 막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간 정치적 합의를 잇따라 번복하면서도 정작 ‘내 탓’은 없이 정부ㆍ여당에 공을 떠넘기기 급급하다. 이대로라면 8월 임시국회는 물론 정기국회의 순항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일손을 놓으면 결국 국민들이 피해자가 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마침 새누리당에서 청와대ㆍ여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여야가 세월호 유가족들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정기국회를 코 앞에 둔 이번 주가 정국 정상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세월호 정국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영선(왼쪽) 원내대표가 박 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세월호 정국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영선(왼쪽) 원내대표가 박 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정국 해법을 논의하고 당의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박영선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4일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한 것은, 당내 강경파를 다독이는 동시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겠다는 이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3자 협의체’ 제안으로 靑ㆍ與 압박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ㆍ도지사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유가족이 아직 부족하다 하시니 더 노력해보겠다”며 3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3자 협의체는 유족들이 애초 제안한 것으로 22일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이를 재차 촉구했다. 박 위원장이 3자 협의체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당내 요구를 수용하는 형태로 교착정국 돌파를 재시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의 제안은 사실상 재재협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전날 ‘유연 접근’을 언급하면서 여야 지도부 사이에 사전조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새누리당에 의사 타진을 했으나 명확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협상안의 성과를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협상 파기’를 선언하지는 않은 대목도 주목된다. 이 또한 새누리당과의 채널유지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언제든 유가족을 만나겠다”(김무성 대표) “유가족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전향적으로 문제에 접근하겠다”(이완구 원내대표)는 여당 지도부의 전날 연찬회 발언에 기대를 걸고 불씨를 살려가겠다는 것이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여권의 ‘입법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유가족이라는 협상 주체를 인정하고 의견을 듣더라도 최종 입법은 여야가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 거취 논란 등이 변수

현재로선 3자 협의체 구성을 통한 협상테이블 마련은 불투명하다. 새누리당이 즉각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의 제안이 대여 압박용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당내 강경파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 동안 박 위원장은 재재협상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당내 초ㆍ재선의원과 중진의원 사이에서 박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의견들이 적극 개진되면서 “재재협상에 나서라”는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한 발짝 물러섰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시민사회ㆍ종교계 원로 중심의 ‘범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한 중재에도 노력을 기울였지만 주말 동안 범사회적 합의기구와 관련해 별다른 진전이 없자, 3자 협의체 구성 쪽으로 선회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전향적 태도와 상관없이 새정치연합 내 어수선한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장 박 위원장 거취 논란과 함께 단식농성 중인 문재인 의원 등 일부 의원들과 지도부의 엇박자 대응부터 일사불란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3자 협의체가 출범해도 박 위원장 대신 새로운 협상대표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박 위원장에 대한 거취 논의는 25일 의총에서 분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주 초ㆍ재선 의원과 중진의원들이 개별 모임을 갖고 박 원내대표의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 겸직이 무리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일부는 박 위원장에게 취지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의원들도 의총에 앞서 회동을 갖고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당이 극심한 혼란에 휩싸이면서 박 위원장은 당초 25일 비상기구인 국민공감혁신위를 출범하려던 당초 계획도 연기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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