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득점 선두 질주
1년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이동국(35ㆍ전북)이 실력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동국은 다음 달 5일, 8일 열리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 나설 국가대표로 내정됐다.
이동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홈경기에서 3경기 연속 골 맛을 봤다. 이동국은 0-1로 뒤진 후반 16분 왼쪽 수비수 이주용이 중원에서 보낸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그림 같은 왼발 터닝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올 시즌 11골을 쌓아 이종호(9골ㆍ전남)를 제치고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이다. 경기당 0.52골을 사냥하면서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K리그 사령탑들도 이동국의 대표팀 승선에 박수를 보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이동국이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현재 경기력을 보라. 1위 구단 전북의 간판 스트라이커이면서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최 감독은 “절묘한 골 감각과 전방의 연계 플레이를 볼 때 전성기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동국은 한국 축구의 자산이다. 99차례 A매치를 뛰었고 국민이 때때로 그의 플레이에서 적지 않은 희망을 얻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의 재발탁 소식에 그간 마음 한 편에 쌓아둔 짐을 덜었다고 털어놨다. 이동국은 2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 최강희 당시 대표팀 감독에게 부름을 받았으나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한 차례 탈락한 적이 있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A매치가 99경기에서 멈추는 것 같아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평생 가져갈 수 있는 기록을 1경기 앞두고 내가 제동을 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국이 저 나이에 스스로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대표팀에 가서 100경기(센추리클럽)를 채우는 게 대견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 감독은 이동국의 국가대표 재발탁을 반기면서도 한국 축구의 부정적인 체질을 지적했다. 그는 “이동국의 발탁은 한국 축구의 비극”이라면서 “이번 월드컵에는 박주영, 김신욱(울산)이 갔지만 대표팀 감독을 누가 맡더라도 김신욱, 박주영, 이동국 외에 누구를 고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뒤에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아예 없는 게 한국 축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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