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자유의 언덕' 경쟁부문 나서
김기덕 '일대일' 비공식부문 개막작
임권택 '화장' 비경쟁부문에 초청
탕웨이 주연 작품 폐막작에 선정돼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리도 섬에서 개막한다. 올해로 71회를 맞는 베니스영화제에는 한국영화 3편이 초청 받았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과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은 공식 부문,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비공식 부문 초청작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후보작들로 구성된 공식 경쟁 부문 ‘베네치아 71’엔 20편이 이름을 올렸다.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부문으로 베니스영화제의 하이라이트다. 한국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한 편도 초청 받지 못했다. 20편의 영화 중 아시아 영화는 3편으로 일본영화 ‘들불’(감독 츠카모토 신야)과 중국영화 ‘붉은 기억상실’(감독 왕 샤오슈아이), 이란영화 ‘이야기들’(락샨 바니에테마드 감독)이다.
칸영화제에 비해 전체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귀빈 대접을 받는 스타 감독들이 베네치아 71에 다수 포진해 있다. ‘아모레스 페로스’ ‘비우티풀’ 등으로 알려진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할리우드 배우들과 찍은 ‘버드맨’이 경쟁 부문 초청작을 대표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2004년 ‘미치고 싶을 때’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이후 칸과 베니스에서도 수상한 터키계 독일 감독 파티 아킨은 ‘더 컷’을 들고 베니스를 찾는다.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확실시됐으나 초청작 공식 발표 직전 감독이 개인적 이유로 출품을 철회했던 영화다. 1915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에서 살아 남은 주인공이 쌍둥이 딸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그린다.
이탈리아 거장 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죽기 직전 행적을 그린 ‘파졸리니’의 아벨 페라라 감독은 주연배우 윌럼 더포와 함께 베니스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 밖에 알 파치노가 주연을 맡은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의 ‘맹글혼’, ‘신과 인간’으로 2010년 칸영화제 3관왕에 올랐던 자비에 보부아의 ‘영광의 대가’, 프랑스 감독 베누아 자코의 ‘세 개의 마음’,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의 ‘우편배달부의 백야’ 등도 주목할 만하다.
칸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해당하는 경쟁 부문 오리종티에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을 포함해 18편이 선정됐다. ‘자유의 언덕’은 일본어 강사로 한국에 머물던 당시 사랑했던 여인을 찾아 서울에 온 일본 청년의 며칠을 그린다. 일본 배우 가세 료와 문소리 등이 출연한다.
비경쟁 부문엔 유명 감독들이 대거 초청됐다. 라스 폰 트리에, 피터 보그다노비치, 울리히 사이들, 가브리엘 살바토레,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 배리 레빈슨, 조 단테, 천커신(진가신) 등의 신작이 이 부문을 통해 상영된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도 초청됐다. 김훈의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는 암에 걸린 아내를 정성껏 간호하면서도 부하 직원인 젊은 여성을 갈망하는 중년 남성의 갈등을 그린다.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등이 출연한다.
5월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비공식 부문인 베니스 데이스의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지난해 ‘뫼비우스’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김 감독은 이 영화로 3년 연속 베니스를 찾게 됐다. 폐막작은 홍콩 감독 쉬안화(허안화)의 ‘황금시대’다. 최근 김태용 감독과 결혼한 중국 배우 탕웨이가 주연을 맡아 다음달 6일 폐막식 레드카펫에도 오를 예정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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