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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얀마 한 어부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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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얀마 한 어부의 희망

입력
2014.08.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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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노를 잡으면 아비는 배에서 물을 퍼낸다. 간당간당한 배의 부력. 소년이 힘에 부치면 아비가 노를 잡고, 그렇게 쉼 없이 오갈 것이다. 미얀마의 옛 수도를 관류하는 양곤강. 지금 다이버들은 400년 넘게 가라앉아 있다는 전설의 거대 동종(銅鐘)을 찾고 있고, 그 장면을 보려고 연일 수천 명이 강가에 몰려든다고 한다. 승객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것도 다이버들의 작업 장면이다.

15세기의 군주가 절에 기증한 270톤 무게의 종을 130년 뒤 포르투갈 군함이 탈취해가다 강에 침몰했다는, 역사서에는 없는 전설 같은 이야기. 종이 세상에 나오면 찬란한 옛 역사가 복원될 수도 있다는 종교적 민족적 염원. 그걸로 민심을 현혹하려는 군사정부의 음험한 계략까지 얽혀, 첨단 장비를 동원한 인양 시도가 심심찮게 반복돼 왔다고 한다. 이번 작업은 신앙의 힘에 기댄 첫 인양 시도라고 한다.

희망은 자주 삶을 기만하지만, 로맹 가리의 말처럼, 누구도 극복할 수 없는 유혹이 희망이란 걸지 모른다. 다만 저 부자에게는 그 희망이 진짜 희망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미얀마=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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