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막 예정이었던 제11회 베이징독립영화제가 당국의 압력으로 개막 당일 취소됐다고 영화제 관계자들이 밝혔다.
왕훙웨이(王宏偉) 베이징독립영화제 예술감독과 판룽 사무총장은 이날 베이징 근교 쑹좡(宋庄)에서 개막하기로 한 영화제가 강제로 취소됐다고 말했다. 영화 비평가이자 이 영화제를 조직한 영화 기금의 설립자인 리셴팅(栗憲庭)도 지난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보안당국 인사가 영화제 취소 압력을 넣고 있으며 자신은 경찰의 감시를 받게 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영화제 포스터와 일정을 온라인에 공개한 18일부터 기금 사무실이 경찰의 감시에 놓였으며 왕 감독과 판 사무총장도 22일 쑹좡 경찰에 끌려갔다가 영화제 취소를 서약하고 다섯 시간 만에 풀려났다고 덧붙였다. 리는 허베이(河北)성의 한 호텔로 옮겨 영화제를 치르는 것에는 지역 당국이 동의했으나 정작 예약한 호텔 측은 경찰이 영화제를 개최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22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쑹좡 경찰은 이날 이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의 영화가 상영되기도 하는 베이징독립영화제는 2006년 영화 포럼의 형태로 시작돼 중국 독립영화계의 중요한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당국의 ‘관심 대상’이 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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