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라 청소년들이 오전 9시에 학교에 갑니다. ‘9시 등교’는 대입 성과를 위해 학교장들이 ‘0교시 수업’ 등 재량권을 남용한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이재정(70ㆍ사진) 경기도 교육감은 근무복으로 청바지를 입는다. 획일화, 도구화된 교육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에서다. 그 첫 단추가 9시 등교다. 학생들이 아침도 거르고 학교에 와 졸다가 수업을 듣는 비정상적인 공교육은 더 이상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다는 게 이 교육감의 의지다. 다음은 일문일답.
-맞벌이 부부나 고3 학부모 등으로부터 반대 목소리가 많다.
“자녀를 사랑한다면 더 재워야 한다. 고3 학생들의 경우 하루 5시간 정도 잔다. 의학계 권고는 7~8시간이다. 사고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9시 등교가 이뤄지면 학생들이 아침도 굶고 허겁지겁 나와 졸다 집에 가는 게 없어질 것이다.”
-대입 경쟁이 엄연한데 9시 등교는 지엽적 문제로 보인다.
“교육을 효과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원칙은 원칙이다. 많은 나라 청소년들이 9시에 등교하는 것은 그게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또 9시 등교는 지침일 뿐이다.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학교장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8시 교습을 노리는 학원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만일 그런 학원이 나타난다면 엄중하게 다스리겠다.”
-지금의 대입제도 개선을 위해 시도교육감 차원에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격적으로 교육자치가 시작된 게 2010년이다. 지금은 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교육부와 논의하고 교육청, 자치단체의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 오랜 관행을 깨야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
-일각에서 9시 등교는 법이 정한 재량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있는 재량권은 전염병이나 천재지변 등을 대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원래는 9시 등교가 맞다. 오히려 학교장들이 대입 성과를 위해 이 제도를 악용한 것이다. 9시 등교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것이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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