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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간판 달더니… 고속도로 기름값 착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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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간판 달더니… 고속도로 기름값 착해졌네

입력
2014.08.2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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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50ℓ 휘발유 넣을 때 서울보다 최대 7100원 싸

기름 공동구매·셀프 주유기 지원 가격 비싼 곳 재계약 때 불이익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이달 초 강원도로 휴가를 다녀오면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승용차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우연히 들른 알뜰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가득 넣었더니 평소 집 근처 주유소에서 주유했을 때보다 5,000원 가량이 더 싸게 나온 것. 이씨는 “고속도로 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훨씬 비쌌던 경험이 있어서 아주 급하지 않으면 이용을 피했었는데 알뜰주유소는 확실히 달랐다”며 “추석 때 차로 고향 내려갈 때도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번 고속도로 들어서면 목적지까지 쉽게 빠져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배짱 장사’를 해 오던 고속도로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실속 주유소로 거듭나고 있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통해 전국 주요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21, 22일 기름값을 살펴본 결과 현대차 ‘더 뉴 아반테 1.6Gdi(복합연비 14.0㎞/ℓ)’에 50ℓ 휘발유를 넣을 경우 서울시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과 비교해 최대 7,151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고속도로 역시 상행선, 하행선 모두 6,500원 이상이 더 쌌다. 심지어 같은 고속도로 위의 일반 주유소와 비교해도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이 낮았다. 22일 현재 천안논산고속도로 하행선의 탄천알뜰주유소의 ℓ 당 휘발유 가격(1,819원)은 정안휴게소의 현대오일뱅크 주유소(1,958원)보다 139원 쌌고, 영동고속도로 고신통상여주알뜰주유소(1,804원)도 덕평휴게소 SK주유소(1,939원)보다 135원 저렴했다.

고속도로휴게소 주유소들이 ‘착한 가격’에 영업을 하게 된 것은 한국도로공사가 2012년 2월 기존 대형 정유사 간판을 알뜰주유소로 바꾸도록 유도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체 173개 고속도로 휴게소 중 160곳(약 93%)이 알뜰주유소로 옷을 갈아 입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나머지는 정유사들과 맺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임대사업자들에게 ‘당근과 채찍’ 작전을 쓰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달 1일부터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을 전국 알뜰주유소 평균가격보다 싸게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 동안 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일반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싸다고 체감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 도로공사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들이 보관할 수 있는 기름량이 일반주유소보다 적어, 쌀 때 사서 보관하는 등 물량 조절이 어려웠다”며 “그러나 최근 석유공사로부터 의무적으로 사서 쓰던 물량(50%) 외에 독자적으로 공동구매 입찰을 실시해 좀 더 싼 값에 기름을 대량 구매해 주유소들이 공급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셀프주유기 확대 설치, 재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유류탱크 용량 증설 등에 나서면서 유류 매입 단가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낮추도록 돕고 있다.

또 기름값을 비싸게 유지하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재계약 때 ‘점수’를 낮게 주는 방식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할 방침인데, 한 고속도로 주유소 관계자는 “마진이 많이 줄었지만 가격을 낮추라는 도로공사 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이 돌아올 것이 뻔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고속도로 진입 전 마지막 휴게소’ 등을 내세우며 고속도로 주유소 보다 싼 가격을 앞세우던 고속도로 인근 일반 주유소들은 울상이다. 수도권의 한 고속도로 인근 주유소 운영자는 “고속도로 휴게소나 주유소들은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가격을 많이 낮춰도 버틸 재간이 있지만 일반 주유소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다 보니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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