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소방헬기 임대 비용 지원 안돼 ‘발만 동동’
지난달 세월호 수색 지원 임무 중 추락한 강원소방 1호 헬기를 대신할 헬기 임대를 위한 예산 조차 지원되지 않아 긴급 구조업무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발생한 안타까운 헬기 추락사고 이후 양양에 배치된 소방2호기가 도내에서 발생한 구조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문제는 백두대간을 따라 동서로 나눠진 강원도의 지형 특성상 안개와 강풍, 폭설이 잦아 영동지역에 있는 헬기가 영서권으로 날아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헬기 이륙이 불가능한 날이 연간 100일이 넘는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강원 영서권이 사실상 구조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더구나 강원소방헬기의 연 평균 운항 횟수는 400여 건으로 전국 평균 193건의 두 배가 넘는다. 헬기 1대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당장 새 헬기를 구매해도 현장 배치까지는 발주에서 제작, 시운전까지 3년 가량이 소요된다. 때문에 당장 현장에 투입될 헬기를 임대해와야 하지만 예산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구조 당국은 애만 태우고 있다.
대형 산불과 등산객 산악 사고 위험이 큰 가을철이 오기 전에 대체 헬기가 배치돼야 한다는 게 강원소방본부의 입장이다. 기상관측 사상 최장, 그리고 최대 폭설이 내린 지난겨울과 같은 상황이 올해도 반복된다면 손을 놓고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22일 안전행정부에 30개월간 헬기를 임대할 비용 48억 원을 정부 특별교부세로 지원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국가 재난지원 중 추락한 사고로 인해 발생한 수요인 점을 감안하고 구조 업무 공백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국비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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