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주면 자금 지원하는 꼴 현재 IS와 연락도 않고 있다"
미군 수뇌부 시리아 공습 첫 발언 지상군 투입 궁여지책 성격도
미국은 21일 자국민을 풀어주는 대가로 몸값을 요구한 이라크 반군 이슬람국가(IS)에 “몸값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IS를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뿐 아니라 이들이 세력을 확장 중인 시리아 지역 공습 가능성도 거론했다.
미 국무부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테러리스트에 양보하지 않으며 몸값 지급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몸값을 지급하면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꼴이 돼 더 많은 납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다. 국무부는 “다른 나라들이 올해에만 IS에 수백만 달러의 몸값을 지급했지만 미국 정부는 현재 IS와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나라가 얼마의 액수를 몸값으로 준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스페인 기자 2명과 프랑스 기자 4명이 IS에 억류됐다 지난 3, 4월 각각 풀려났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2008년 이후 납치를 통해 얻은 수입은 대부분 유럽 국가가 지불한 것으로 그 금액은 1억2,500만달러(1,27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앞서 IS는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기 일주일 전 그의 가족에게 몸값으로 1억유로(1,357억원)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IS는 폴리를 비롯한 외국인 인질들을 풀어주는 대가로 몸값과 함께 ‘레이디 알카에다’라고 불리는 아피아 시디키 등 수감자 석방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디키는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신경학을 연구한 파키스탄 국적으로,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 계획을 담은 종이를 가지고 있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현재 IS에는 역시 기자인 스티븐 소트로프를 포함해 최소 미국인 3명이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IS를 궤멸해야 한다면서도 지상작전은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은 궁여지책으로 IS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시리아 공습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날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IS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의 테러단체로 장기적 위협으로 존재할 수 있어 이에 맞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대응 수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헤이글 장관은 “IS는 잘 무장되고 훈련 받았으며 엄청난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라크와 쿠르드군의 입지가 다소 회복되긴 했지만 IS가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공격을 가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극단주의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이라크 내부의 정치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뎀프시 의장은 “IS를 완전히 진압하기 위해서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도 진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군 수뇌부에서 시리아 공격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시리아 내 IS 공습은 지난 11일 미군의 이라크 첫 공습 때부터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들이 요구하던 전략이다.
미군은 이날도 이라크 북부 모술댐 인근을 6차례 공습하는 등 IS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라크 현지 언론은 이번 공습으로 이라크 북부 니네베주에서만 IS 무장대원이 최소 35명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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