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혹 소설가를 꿈꾸고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지망생들이나 습작생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들이 글을 쓰고자 하고 문인이 되고자 하는 이유와 동기가 전부 다 다르다는 것이다. 문학은 어쩌면 절벽에서 아찔한 자태로 노래를 부르며 뱃사람을 유혹하는 세이렌(Seiren) 같은 건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을 미혹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것에 취한 자를 여지없이 현혹시킨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문학을 착각한다. 어떤 사람은 문학을 지식이라고 착각하고 어떤 사람은 문학을 패션이라고 착각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문학을 계급이나 비즈니스로 착각하기도 한다. 문학을 구원이나 혁명으로 착각하는 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나 역시 나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착각하면서 문학을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그 착각들은 그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신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문학이 온전히 문학 자체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의심스러울 만큼 현대의 문학은 왜곡되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있다. 그것은, 진실에 가까운 것일수록 잘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착각을 피할 수 없다면, 가급적 작은 착각을 하는 게 좋겠다. 작게 말하고 작게 주장하는 것, 그것이 진실로부터 덜 멀어지고 덜 나빠지는 일이다. 내가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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