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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판용/현대차가 올해 노사갈등은 산 넘어 산

입력
2014.08.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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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올해 노사갈등은 산 넘어 산

정규직 노조와는 통상임금, 비정규직 노조와는 정규직 전환 힘겨운 이중 줄다리기

현대ㆍ기아차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결정했다. 3년 연속이다. 그런데 올해 현대ㆍ기아차가 넘어야 할 노사 갈등은 정규직 파업뿐이 아니라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또 다른 장벽이 버티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정규직 노조는 물론 비정규직 노조와도 동시에 ‘이중 줄다리기’를 벌여야 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 맞닥뜨린 것. 대외적으로 엔화 약세를 앞세워 일본 경쟁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런 ‘이중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그 동안 쌓아온 ‘톱5’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22일 주간 1ㆍ2조 각 2시간씩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또 23일과 24일 주말특근을 거부한다. 두 회사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중노위가 21일 노사의 큰 입장 차를 이유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합법 파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27일 주야 각 4시간 이상 부분 파업을 29일에는 전면파업을 벌일 예정인데, 두 노조는 2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이후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는데 현재로서는 참여 가능성이 높다.

이번 파업의 쟁점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느냐는 문제. 그 동안 노사는 10여 차례 협상에 나섰음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원 23명이 지난해 3월 회사를 상대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는 소송을 냈고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지엠(GM), 쌍용차, 르노삼성, 기아차는 정기상여금 지급 기준에 아무런 조건이 달려있지 않지만, 현대차는 ‘근로자에게 2개월에 한 번 정기상여금을 주되 이 기간에 15일 이상 일을 해야 한다’는 최소 근무 조건이 있다”며 “이 규정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을 고정적인 통상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법원은 올 5월 한국지엠(GM) 직원 5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한국지엠의 정기상여금은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 임금인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가 지난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겠다’고 한 것은 5월 대법원 판결을 인정한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비정규직(사내하청)의 정규직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정규직 노조처럼 파업을 할 가능성은 없지만,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대차가 이날 사내하청 근로자 4,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한 18일 노사 합의(울산지회 노조를 제외한 전주, 아산지회만 합의)에 따라 처음으로 사내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첫 정규직 채용에 나섰다. 현대차는 2012년 7월 이후 2,038명의 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는데, 이번 합의로 1,962명을 추가로 정규직으로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울산지회는 5,500명에 달하는 하청 근로자 전원을 특별채용이 아닌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0년 11월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569명이 “원청업체인 현대차가 고용하라”며 제기한 집단소송 결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인데, 이들이 요구한 손해배상액이 908억원이고 소송 결과에 따라 이들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장기적 추가 비용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날로 예정됐던 판결은 소송을 낸 비정규직 직원 300명이 소송을 취하하면서 한 달 이상 미뤄졌지만, 여전히 폭발력이 강한 이슈다.

박태주 한국노동연구원 교수는 “현대차가 해외 경쟁 업체보다 인건비 비중이 큰 상태에서 또 다시 인건비가 올라가는 것을 부담스럽겠지만 다른 업체들이 통상임금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법원 판결만 기다리자는 태도는 아쉽다”며 “통상임금을 확대해도 총액 임금 인상률을 낮추거나 노동 시간을 줄여 인건비를 낮추는 식으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buttonpr@hk.co.kr

이윤주기자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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