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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더 이상 싸구려 아니다

입력
2014.08.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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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1만원 이하의 합리적 가격에 판매 중인 '그릴드 치킨 브레스트 도시락'.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제공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1만원 이하의 합리적 가격에 판매 중인 '그릴드 치킨 브레스트 도시락'.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제공

1, 2인 가구 증가와 등산 등 야외활동 증가에 힘입어 고속 성장 중인 도시락 시장을 잡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재료의 질이나 신선도를 끌어 올리려 도시락을 ‘고급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1만원이 넘는 도시락도 등장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도시락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2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인 7,000억원에 달한다. 도시락 매출이 매년 약 50%씩 빠르게 늘자 편의점들은 ‘값싼 한 끼 해결용’ 이미지를 지우고 가격과 맛, 영양 모두를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전 11에서 오후 3시 사이였던 도시락의 오후 배송 시간을 최대 6시간 앞당겨 점심 시간 직전 점포에 도착하도록 시스템을 바꾼다고 21일 밝혔다. 신선도를 강화해 도시락의 품질이 외식 업체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서울 지역 60여개 점포를 시작으로 점차 해당 매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25는 14일부터 도시락 쌀을 농촌진흥청에서 지역별로 엄선한 쌀인 ‘탑라이스’로 교체했다. 탑라이스는 쌀알이 깨짐이 없고 병충해를 입지 않은 ‘완전립’의 비율이 95%에 달하는 고품질 쌀이다. 지난해에는 호텔 조리장 출신 연구원들이 도시락 개발에 참여하는 식품연구소를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설립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이 엄선한 고급 쌀인 '탑라이스'를 사용한 편의점 GS25의 '스팸구이 앤 소시지 도시락'. GS리테일 제공
농촌진흥청이 엄선한 고급 쌀인 '탑라이스'를 사용한 편의점 GS25의 '스팸구이 앤 소시지 도시락'. GS리테일 제공

씨유(CU)는 도시락 제조 시 도정 후 1~3일 이내의 햅쌀만 사용하고, 식품 첨가물이나 조미료는 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요일마다 반찬 구성을 달리하는 ‘요일 도시락’을 2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는데, 전체 도시락 매출 1위(20%)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자 올 5월 후속 제품 2종을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도 도시락 품질 향상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자사 도시락 쌀을 찰기가 강하고 식어도 굳지 않는 특성의 ‘고시히카리 쌀’로 교체했다. 김태훈 홈플러스 델리기획팀 상품기획자(MD)는 “지난해 홈플러스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나 증가했다”며 “고시히카리 쌀은 일반미보다 30% 이상 비싸지만 고급 도시락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도시락 전문 업체와 외식업체 또한 도시락의 구색을 다양화 하는 추세다. 본 도시락은 전복과 삼계, 삼채 등을 재료로 영양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였고,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캠핑족 수요를 잡기 위해 도시락 5종을 1만원 안팎의 가격대에 판매 중이다. 현재 국내에 4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일본 최대 도시락 브랜드 호토모토는 내년까지 200개 점포를 목표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고급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고급 품종인 고시히카리 쌀로 만든 홈플러스의 '고시히카리 6찬 도시락'. 홈플러스 제공
고급 품종인 고시히카리 쌀로 만든 홈플러스의 '고시히카리 6찬 도시락'. 홈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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