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署 잇단 관리 소홀에 감사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피의자가 경찰서 계단에 불을 지르고, 조사 받던 도중 도주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경찰의 부실한 피의자 관리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후 5시쯤 강북구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다 적발된 조선족 불법체류자 최모(43)씨가 강북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다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는 주민등록번호 전산 조회 도중 도용사실이 발각돼 강북서 경제팀에서 조사받던 중이었다.
지문등록을 위해 기기가 있는 형사 당직팀으로 이동한 최씨는 담당 수사관이 그의 지문을 등록하고 관련 내용을 작성하던 사이 경찰서 밖으로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 최씨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뒤늦게 도주 사실을 알아챈 경찰의 수사로 다음날 19일 오전 5시 40분쯤 서초구 방배동 노상에서 검거됐다.
피의자 도주에 앞서 같은 날 새벽에는 경찰 조사를 받은 피의자가 데스크를 지키던 경찰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경찰서에 불을 지른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전 3시 40분쯤 폭행 혐의로 체포된 김모(33)씨가 강북서 6층과 옥상 사이 계단에 쌓여있는 종이 상자에 불을 질렀다. 경찰조사를 마친 김씨가 경찰서 1층을 돌아다니자 현관 앞 데스크에 있던 경찰이 “조사 끝났으면 돌아가라”고 권했고, 김씨는 “커피 한 잔만 주면 가겠다”고 말한 뒤 경찰이 커피를 타러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가 불을 질렀다.
피의자 관리 소홀로 인한 방화, 도주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부터 강북서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임준섭 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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