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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코트에도 소음을 許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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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코트에도 소음을 許 하라”

입력
2014.08.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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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머레이, 팬 소음 인내 입장

베르디흐·굴비스, 윔블던 침묵 선호

테니스는 관중들에게 가장 ‘불편함’을 주는 스포츠 종목이다. 경기장에서 함부로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발걸음도 사뿐사뿐 다녀야 할 정도다. ‘침묵’을 강요하는 대표적인 대회가 윔블던이다. 1만여명이 꽉 들어찬 메인스타디움에서도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 코트와 라켓에 부딪치는 볼 소리만 오고 간다. 하지만 US오픈은 다르다. 윔블던에 비하면 시장 바닥을 연상케 할 만큼 왁자지껄한 편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 ‘테니스 경기에서도 소음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무게 실린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톱 스타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선수들은 뜻밖에도 “소음을 즐길 준비가 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관중들의 즐거움과 팬들의 참여는 스포츠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미 프로 농구를 보면 작전 타임 때 무슨 말이 오가는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 보고 들을 수 있다. 심지어 경기 중에도 관중들의 비명과 고함, 심판의 휘슬소리가 뒤엉킨다”며 소음 허용론에 손을 들어줬다.

앤디 머레이(영국)도 “선수들은 주변 환경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힘을 보탰다. 다만 집중을 요할때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모든 사람이 앉아서 경기를 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서서 어슬렁거린다면 눈에 거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장 분위기가 소리를 지르고 돌아다니는 것을 허용한다면 선수들도 이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레이는 그러나 관중들이 내는 환호성에도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선수들이 볼의 스핀과 세기를 귀를 통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환호성과 음악 소리가 크다면 경기력이 방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코비치 역시 포인트가 걸린 순간에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관중석의 쇼(환호성)도 스포츠의 일부”라며 “더 많은 관중들을 코트로 유도하고 선수들과 ‘윈윈’하는 방향으로 접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해법을 밝혔다.

조코비치는 이어 US오픈 대회 조직위원회가 관중들의 즐거움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윔블던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지만 대신 흰색의 전통과 스트로베리 크림을 맛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저 페더러(스위스)는 “윔블던에서는 박수치는 방식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지만 US오픈 관중들은 매우 쿨(전통에 얽매이지 않고)하게 경기를 관전한다”고 비교했다.

이에 대해 토마스 베르디흐(체코)는 자신은 윔블던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스라인에 서면 관중석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네스트 굴비스(라트비아)도 테니스 경기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굴비스는“야구를 보고 싶으면 야구장에 가서 흥을 즐기면 된다. 춤을 추고 싶으면 나이트클럽이나 바에 가야지 테니스 코트에 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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