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중국은 바티칸과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하기를 원하며 양측의 관계 개선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보낸 성명에서 “중국은 바티칸과 관계 개선에 시종일관 성의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화 대변인의 발언은 전날 한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일이라도 당장 중국에 갈 생각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중국 측의 답변이다.
화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중국인의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고 보호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종교계 인사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 환경과 전통에 근거해 중국 가톨릭교회는 정상적인 종교활동을 하면서 자치와 자주의 원칙 아래에서 건강한 발전의 길을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1957년 만든 천주교애국회를 통해 천주교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교황청은 2007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서한을 통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천주교애국회는 가톨릭 교리와 양립될 수 없다고 선언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를 유효하다고 밝힌 상태다. 결국 중국 정부는 교황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요구하는 조건을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거듭 밝힌 셈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