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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특기생으로 대학 입학시켜 주겠다" 22명이 12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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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특기생으로 대학 입학시켜 주겠다" 22명이 12억 챙겨

입력
2014.08.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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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교수·체육교사 등 검거 아들 축구 유학비용으로 쓰기도

대학 축구부 특기생 입학 등을 미끼로 학부모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전ㆍ현직 대학교수와 축구부 감독, 체육교사 등 2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등록금을 챙기기 위해 학과를 신설해준 대학들도 이들의 범죄에 일조했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사기 등 혐의로 경북 모대학교 축구부 감독을 지낸 현모(51)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중?고교 축구감독 출신 하모(60)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서울 모대학교 명예교수 소모(60)씨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씨 등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실업팀 축구선수 출신인 브로커 이모(42)씨 등을 통해 소개받은 고교 축구부원 학부모 26명에게 아들을 서울 소재 대학교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켜 주겠다고 접근, 11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씨는 자신이 해당 대학교 축구부 감독 내정자라고 속였고 이 대학 설립자 사위 유모(83)씨가 보증인 역할을 하며 이들의 범행을 도왔다.

현씨 등은 피해자들을 장기간 속이기 위해 가짜 동계훈련을 하거나, 해당 대학교 로고가 적힌 축구부 버스를 구입해 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는 치밀함을 보였다. 하지만 피해 학생 26명 중 실제로 대학이나 구단에 정식 입학ㆍ입단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현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아들의 독일 축구 유학 비용으로 사용했다.

이들과 함께 영장이 신청된 하씨는 ‘계약학과’ 제도를 악용해 학부모 55명으로부터 8억1,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계약학과 제도란 기업이 근로자 재교육을 위해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 교육부 승인 없이 자율적으로 특정 학과를 신설해 학사학위를 부여하는 제도다. 하씨는 경비업체 대표 구모(42)씨와 짜고 55명을 위장 취업시킨 뒤 경기지역 대학교 3곳의 계약학과 학생으로 입학시킨 뒤 정식 창단한 축구부 소속이라고 속였다. 피해 학생 중 5명은 지방 소재 대학에 합격하거나 재학 중인 상태였지만 이들에게 속아 입학을 포기하거나 자퇴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대학들은 경비업체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스포츠경영학과 등을 신설해주며 사실상 이들의 범죄행위를 방조했다”며 “교육부도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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