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김현우 "광저우 수모 갚겠다"
역도 사재혁 "명예회복 자리 만들 것"
배드민턴 이용재 "AG금 이번엔 꼭"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한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각 종목의 태극전사들은 20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D-30일 합동 기자회견에서 “종합 2위를 달성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데다 올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으로 국민들이 시름에 잠겨있는 만큼 역대 최고의 성적을 약속했다.
남자 양궁의 오진혁(33ㆍ현대제철)은 “우리나라가 안 좋은 일을 겪었는데 좋은 성적만이 국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자 유도 대표팀의 이원희(33) 코치는 “세월호 참사로 아직도 국민 슬픔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인천에서 대회가 열린다”면서 “목숨을 걸고 종합 2위를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레슬링은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남자 레슬링 간판 김현우(26ㆍ삼성생명)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광저우의 수모를 갚겠다”며 “선수들이 어느 때보다 죽기살기로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자 역도의 사재혁(29ㆍ제주도청)과 배드민턴의 이용대(26ㆍ삼성전기)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로 삼고 유종의 미를 자신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 잇단 부상 불운에 시달렸던 사재혁은 “2012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그만 뒀더라면 지금의 자리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아시안게임은 첫 출전인데 개인적인 명예를 회복하고 실추된 역도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냉정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용대는 “올해 안 좋은 일(도핑 문제)도 있어 대회를 준비하는 기분이 남다르다”며 “세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인데 아직 금메달이 없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다른 대회보다 더 많은 준비를 해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2년 전 부산 대회와 이번 인천 대회를 모두 출전하는 선수들은 감회가 남다르다. 여자 핸드볼의 우선희(36ㆍ삼척시청)는 “부산 대회 때는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고, 주전도 아니라 떨리는 마음이었다. 북한 선수들을 보느라 정신 없었는데 금메달을 따내 영광스러웠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언제 은퇴할지 모르는 가운데 인천에서 대회가 열린다. 대표팀의 처음과 끝을 한국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성과로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여자 펜싱의 남현희(33ㆍ성남시청)는 “우리나라에서 대회가 개최돼 마음이 안정적이다. 부산 대회 당시에는 막내였다. 언니들과 단체전 호흡을 맞춰 긴장감 있는 경기를 치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맏언니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12년 전보다 노련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36개 종목에 831명(남자 454명ㆍ여자 377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선수단은 금메달 90개 이상을 획득해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번 대회는 내달 19일 막을 올려 10월4일 16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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