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수도권 인재 유인 효과… 완성도 높은 제품 출시 ‘부산 저력 탄탄’
“온라인으로 확산되는 게임사업은 굳이 수도권이 아니라도 됩니다. 저는 부산에서 승부를 걸 겁니다.”
부산의 대표 온라인게임 개발사 ㈜인티브소프트의 대표인 이주원(40ㆍ사진) 부산게임산업협회장은 “부산이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거점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12월부터 협회장을 맡으며 지역 게임산업을 지키고 있다.
이 협회장이 학창 시절부터 법인 설립 이후까지 무려 8년여에 걸쳐 완성한 ‘타르타로스온라인’은 부산을 대표하는 게임 콘텐츠. 2008년 국내외 서비스에 들어간 이 게임은 해외에서 대만과 태국 시장까지 진출했다. 탄탄한 시나리오가 특징인 ‘타르타로스온라인’은 대만에서 서비스 개시와 함께 동시접수 1위를 기록했고, 일본에서의 공개 서비스에서도 동시 접속자가 1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일본의 유명 게임회사 세가는 올해 초 인티브소프트와 공동으로 PC온라인용 MORPG(다중접속 오라인 역할수행 게임)를 개발한다는 보도자료를 내 국내 게임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양사는 연말 열릴 ‘지스타2014’를 통해 게임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세가퍼블리싱코리아의 노모토 아키라 대표는 “이번 한일 공동 프로젝트가 한국시장에서 MORPG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많은 플레이어에게 놀라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타르타로스온라인’으로 얻은 노하우와 실적,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맞서는 열정 등을 감안하면 이번 프로젝트에 있어 인티브소프트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 협회장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고교 2학년 때부터 게임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게임과 전혀 무관한 부산대 고분자공학과로 진학했다. 그는 “서울 유명 게임업체에 편지를 보내봤는데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답만 왔었다”며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사업 전망이 밝지 않아 복수전공 차원에서 고분자공학과를 택했다”고 어려웠던 입문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졸업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창업이 쉽지 않아 취업을 목표로 하는 친구들끼리 스터디를 하며 인디게임을 만들어 나갔다. 이 협회장은 “게임을 만들려면 그래픽, 프로그램, 음악 등 다방면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데 실제 각자 만나보니 얘기가 통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개성이 강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었지만, 그는 이때 웬만한 경영 노하우와 사람 대하는 방법을 다 배웠다. 2006년 ㈜인티브소프트를 설립했고, 2008년 ‘타르타로스 온라인’을 선보였다.
‘지스타’는 큰 기회였다. 그는 지스타 기간이면 부산게임협회 공동으로 부스를 만들고 인재를 모으고, 부산 게임산업을 알렸다. 그런 노력으로 현재 부산 게임회사의 서울 및 타지방 사원 비율이 전체의 30%에 이른다. 타 지역 인재들이 게임산업을 찾아 몰려온다는 얘기다. 해외투자자나 서울 투자자의 부산 게임회사 방문수도 늘어났다.
그는 지스타가 부산 게임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수도권 인재의 부산 유입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꼽았다. 대부분 수도권 인재들이 지스타를 계기로 부산 땅을 처음 밟아보고 ‘여기서도 게임 개발이 가능하겠구나’라는 가능성을 느끼고 간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지역 게임산업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7, 8년 정도에 불과한 기업들이 코코팡, 방탈출 등 완성도 높은 모바일 게임을 출시, 부산 게임산업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부산게임미디어협회에서 이름을 바꾼 부산게임산업협회는 현재 회원사가 30개로, 대부분 해운대구 부산문화컨텐츠콤플렉스에 입주해 있다. 협회는 인턴십을 통한 인재육성과 게임아카데미 커리큘럼 참가, 대학생 초청 설명회 등 부산 게임산업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 협회장은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나 친구들이 게임산업에 대해 빨리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멋진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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