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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rom brown-bag lunch to sack lunch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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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rom brown-bag lunch to sack lunch (도시락)

입력
2014.08.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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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 Word Play (재미있는 말)

미국의 웬만한 대도시 한국 식당에 가면 ‘런치 박스’라는 메뉴가 보인다. 실제로 칸막이를 친 상자 안에 몇 가지 반찬과 밥이 담겨 나온다. 일반 식사보다 저렴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식당과 손님 모두에게 인기다. 그런데 직장에 지참하고 출근하는 도시락은 ‘런치 박스’가 아닌 ‘브라운 런치’라고 부른다.

회의나 세미나를 하면서 도시락을 지참하고 오라고 할 때에도 ‘brown bag lunch seminar’ 같은 표현을 쓰는데 옛날에 누런 봉투 속에 샌드위치나 햄버거 등의 점심을 지참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은 보자기에 싸든 가방에 싸든 도시락을 지참하는 회의를 ‘brown bag meeting’이라고 말한다. 학생들도 엄마가 싸주는 점심을 들고 가서 먹는 경우가 있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이 있기 때문에 학생의 도시락은 ‘cold lunch’라고 부른다. 따뜻한 학교 급식 ‘hot lunch’, 그리고 직장인들의 ‘brown-bag lunch’와 구별되는 명칭이다. 학교 식당에서 제공하는 점심은 가계 소득에 따라 극빈자의 무료 점심(free lunch)도 있고 서민층 자녀들은 할인된 점심 식비(reduced lunch money)를 내고 먹을 수 있다.

도시락을 lunch box로 부르든 brown bag lunch 혹은 packed lunch로 부르든, 매식하지 않고 도시락을 지참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얘기다. ‘점심 먹으러 가자(Let's go out for lunch)’라는 동료의 요청에 도시락을 지참해온 경우 ‘난 도시락 먹어(I usually brown-bag it)’라고 답하면 된다. 그러나 이 용어도 점차 퇴색할 여지가 있다. 서부의 워싱턴주 시애틀 시에서는 ‘brown bag’이 흑인의 피부색을 연상시킨다며 되도록 중립적 용어인 ‘sack lunch’로 부르자는 운동이 벌어진다. 흑인 앞에서 '나는 도시락 싸왔어요'라고 말해야 한다면 재치 있게 'I have a sack lunch'라고 해야할지 모른다. 공공 서비스가 시민뿐 아니라 모든 거주자에게 제공된다는 의미에서 시민(citizen) 대신 거주자(resident)를 사용하도록 권한 도시답게 언어 표현에 예민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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