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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송시열 詩心 물들인 九曲 200리, 충청도양반길도 트래킹족에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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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송시열 詩心 물들인 九曲 200리, 충청도양반길도 트래킹족에 손짓

입력
2014.08.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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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옛길로 대박을 터트린 괴산군이 또 하나의 명품 길을 만들고 있다. ‘충청도양반길’이라 이름한 이 길은 괴산의 자랑인 구곡(九曲)을 연결한다. 갈은구곡부터 화양구곡, 선유구곡, 쌍곡구곡까지 산수가 빼어난 4개 구곡을 잇는 200리길(85km)이다. 이 길은 165m 길이의 출렁다리를 통해 산막이옛길과도 이어진다.

충청도양반길이라 한 것은 이곳에 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 과회 노수신, 수암 권상하 등 조선시대 대 유학자들의 발자취가 서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풍광이 수려한 괴산의 계곡에 터를 잡고 성리학을 연구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지금도 계곡 곳곳의 바위에는 이들이 다양한 서체로 암각한 한시들이 남아 있다. 주변엔 선비들의 손때가 묻은 유적도 즐비하다.

산속에 은거한 유학자들은 자신들이 숭상한 주희의 ‘무이구곡’을 본 따 계곡마다 9개의 절경을 찾아내 하나 하나 이름을 붙였다. 맑은 물과 기기묘묘한 암석들로 이름난 화양구곡은 송시열이, 그 상류에 자리한 선유구곡은 이황이 구곡의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괴산군은 충청도양반길 상표등록을 마치고 지난해 3월 갈은구곡 구간 21km를 부분적으로 열었다. 전 구간 완전개장 목표는 2017년 말이다.

군은 충청도양반길을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가꿔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할 참이다. 곳곳에 개화기 이전인 1860년대 조선 후기 농촌마을을 재현할 예정이다. 고증을 거쳐 과거 있던 시설물을 그 자리에 다시 살릴 계획이다.

갈은구곡의 사기막리에는 사기를 굽던 가마, 쌍곡구곡의 서당말에는 서당, 떡바우골에는 떡방앗간을 복원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물레방아, 빨래터, 다랭이논, 주막, 성황당, 대장간 등도 살려볼 생각이다.

괴산군은 주민들과 상의해 1박 2일, 2박 3일 등 다양한 트레킹 코스도 만들어 홍보할 방침이다. 길 운영은 산막이옛길처럼 지역 주민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재현 군관광계장은 “충청도 양반 고유의 느림의 미학과 풍류를 수려한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옛 농촌풍경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복원해 한국을 대표하는 트레킹 코스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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