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요일이나 시간대를 브랜드와 연계하는 이른바 ‘숫자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주로 브랜드 이름과 연관된 날짜나 시간을 ‘브랜드 데이’ 혹은 ‘브랜드 타임’으로 지정, 이 때 다양한 혜택을 집중함으로써 방문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특정 날짜에는, 특정 시각에는 꼭 이곳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소비를 습관화하기 위한 업체들의 전략이다. 대체로 편의점, 식음료 등 오프라인 매장들은 ‘날짜’에, 온라인몰들은 ‘시간’에 초점을 맞춰 전개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올해 처음으로 브랜드명의 숫자로만 이뤄진 날짜 ‘7월 11일’을 ‘행복충전데이’ 로 지정했다. 이에 지난 7월 11일에는 711인분에 달하는 초대형 팥빙수 만들기 행사를 열었고, 7월 한 달간 선착순으로 음료, 쿠폰, 부채 등을 주는 등 대대적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그 덕에 올 7월 11월의 매출은 행사가 없었던 지난해 7월 11일과 비교해 17%가 증가했다.
GS리테일의 GS25는 올 초부터 25일을 ‘25데이’라고 이름 붙이고 매달 25일부터 말일까지 생필품, 음료 등 25개 상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7월까지의 25데이 매출을 살펴본 결과, 행사를 진행한 상품들은 할인된 가격임에도 매출이 평균 23.5% 늘었다”며 “할인 품목뿐 아니라 다른 상품의 구매까지 이어진 덕에 매장 운영자들이 크게 호응, 하반기부터는 3일을 늘려 22일부터 25데이 행사를 펼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배스킨라빈스 31는 지난해부터 매달 31일 패밀리 사이즈 아이스크림 구매 시 한 단계 큰 사이즈로 바꿔주는 ‘31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또 미스터피자는 매주 월요일을 ‘우먼스데이(Women’s Day)’로 정해 인기 피자를 할인 판매하고, 던킨도너츠는 매주 수요일을 브랜드의 날로 삼고 일부 도넛, 음료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처럼 날짜나 요일을 강조하는 오프라인 매장들과는 달리,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실시간 방문이 가능한 온라인몰들은 특정 시간대의 공략에 나서는 추세다.
오픈마켓 11번가는 매일 오전 11시에 그날의 특가 상품을 일괄 공개하는 ‘쇼킹딜’ 서비스를 지난달 강화하면서 “대한민국 쇼핑 핫타임은 11시”라고 외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쇼핑딜 매출 분석 결과 오전 11시대 매출이 8.6%로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자사 통계를 근거로 한 것”이라며 “11시가 되면 자연스럽게 11번가를 찾을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G마켓이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G9’는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하루 2번씩 일부 제품을 파격가에 제공한다. 출근 시간대와 퇴근 시간대를 집중 공략함으로써 직장인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목표다. 또 옥션은 매일 오후 2시에 패션상품 특가전을 열고 여성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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