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관에 불을 질러 딸을 살해한 혐의로 25년간 옥살이를 한 재미동포 이한탁(79)씨가 이르면 21일 풀려난다.
미국 연방 펜실페이니아 중부지방법원 윌리엄 닐론 본심판사는 19일 “향후 판결집행 유예 재판에서 보석을 요구한 이씨의 신청을 승인한다”며 석방을 결정했다. 검찰 측은 이씨의 보석에 반대하지 않았다. 이씨는 행정절차를 맡은 펜실베이니아주 마틴 카슨 판사의 지휘를 거쳐 석방될 예정이다. 뉴욕의 이씨 지지자들은 차량으로 18시간 이상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호츠데링 수감소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출소일을 하루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카슨 행정판사는 앞서 6월 권고문에서 “25년 전 이씨의 방화증거는 비과학적이고 현재 수사기준으로는 인정될 수 없다”며 판결집행 유예를 담당한 닐론 연방판사에게 무죄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닐론 연방판사는 이달 8일 이씨에게 적용한 방화 및 살인 혐의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무효화한 뒤, 검찰이 120일 이내 불복절차(재기소)를 밟지 않을 경우 석방할 것을 결정했다.
이씨 구명운동을 해온 뉴욕의 데이빗 김(한국명 김광수)변호사는 “카슨 행정판사는 이씨 석방을 권고한 만큼 법정 자진출두 서약을 받고 이씨를 석방할 것”이라며 “내일이라도 당장 출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1989년 7월 지병을 앓던 딸과 함께 머물던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한인교회 수양관에 화재가 발생해 딸만 사망한 뒤 방화ㆍ살인범으로 몰려 종신형을 선고 받고 25년 간 복역했다.
뉴욕=신용일 미주한국일보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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