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공식 선언하고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통합에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합병 인가를 해줄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합병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ㆍ외환은행은 19일 신라호텔에서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등 두 은행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을 위한 양행 은행장 선언식’을 열고 조기통합을 공식화했다.
이날 선언에 따라 두 은행은 내주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조기통합 의사를 내비친 지 한 달여 만에 공식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하나금융측은 "외환은행 노조의 통합 논의 거부로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치면 영업환경 불안정성으로 조직 내 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한다는 기존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낸 성명서에서 "일방적 합병 추진은 2012년 5년 독립경영을 약속한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국민 앞에 공표한 합의서마저 팽개쳤는데 새 약속을 한들 그 이행은 누가 책임지겠나"라고 비판했다.
합병 인가권을 가진 금융당국은 노사 합의가 없는 합병 신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합병 당시의 노사간 약속이 있는 만큼 노사 합의 없이는 승인을 해줄 수 없다”며 “공을 금융당국에 떠넘기려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주와 은행 측의 조기통합 가속 행보에도 불구하고 실제 합병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 선언 이후에도 두 은행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외환은행 노조의 결단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ylife@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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