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순위와 승차가 바뀌는 4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한때 안정적으로 4위 자리를 지키던 롯데의 부진과 맞물려 중위권이 물고 물리면서 이제 어느 누구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한 장 남은 가을 티켓을 차지하려는 감독들은 공교롭게도 하나 같이 내년 거취가 불투명하다. 올 시즌 성적이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선동열 KIA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KIA는 롤러코스터 성적으로 선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기아는 전반기 4위를 맹추격하다가 힘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힘을 냈으나 최근 6연패를 당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다시 4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18일 현재 KIA는 44승55패로 승수와 패수 차이가 10개나 되지만 4위 롯데와 승차는 불과 1.5경기다. 2012년 KIA와 3년 계약을 한 선 감독은 2년 연속 4강에 실패한 지난해부터 주변의 싸늘한 시선에 마음 고생이 심하다. 공격적인 투자로 힘을 실어줬던 김조호 전 단장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도 선 감독에게 임기 보장을 약속했다. 남은 희망은 4강 티켓뿐이다.
이 감독 역시 지난해 4강 진출로 자존심을 구겼기에 계약 만료인 올 시즌 성적이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10월 한 차례 경질설로 홍역을 치른 이 감독은 절치부심했지만 올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에이스 김광현을 중심으로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4강 추격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롯데와 2경기 차다. 이 감독은 “나는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는데 4강에서 멀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서운했다”는 말로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최하위 김응용 한화 감독도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난다. 한화는 137억원을 쏟아 부어 이용규와 정근우를 영입하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약체 이미지를 바꾸려 했지만 기본기가 무너진 팀을 단기간에 환골탈태시키는 건 무리였다. 계약 기간이 남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은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 놓고도 경질됐다. 롯데가 후반기 부진 때문에 역전 4위를 허용한다면 김시진 롯데 감독도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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