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하룻동안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와 중앙재경영도소조를 잇따라 열어 창조와 혁신을 경제의 신동력으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예전 같았으면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로 베이징(北京)이 텅 비었을 한 여름에도 쉬지 않는 의욕과 정력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신화통신과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18일 오전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제4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해는 전면심화개혁의 원년인 만큼 ‘진짜 창과 진짜 칼’(眞槍眞刀)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어 미래 7년의 개혁 노선도를 확정한 뒤 국영기업 임원들의 높은 보수 등에 칼을 들이댈 것을 지시했다. 중국에선 사실상 독점인 국영 기업의 임원들이 경영 능력에 상관없이 막대한 연봉을 받고 있는 데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이들 중 일부는 공무원도 겸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신구 미디어의 융합을 촉진하는 문제와 경쟁력을 갖춘 뉴미디어 산업을 육성하는 것에 대한 논의들도 이뤄졌다. 시 주석은 특히 “실력 있고 강력하며 전파력 공신력 영향력을 갖춘 신형미디어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한 사상 통제 등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8월 전국 선전사상공작회의에서도 “강력한 인터넷 부대로 여론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어 이날 오후에는 중앙재경영도소조 제7차 회의를 소집, 창의와 혁신(創新)을 신동력으로 하는 발전 전략을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여년간의 경제 성장이 주로 노동과 자본 등 생산 요소 투입을 동력으로 하는 발전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방식에서 탈피, 창의와 혁신을 앞세워야 한다는 게 골자다.
중국신문사는 시 주석이 이날 하루에 두 회의를 주재한 것은 파이를 키울 뿐 아니라 파이를 나누는 문제까지 함께 고려하며 새로운 개혁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최근 “시 주석은 중국을 다시 깨우고 있는 중”이라며 “부패 척결뿐 아니라 전면심화개혁, 국가 통치 능력 현대화, 집정 이념 쇄신, 법리에 기초한 혁명, 군부 개혁 등 중국 부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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