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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14년만에 최고치… 美 경기회복? 거품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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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14년만에 최고치… 美 경기회복? 거품 절정?

입력
2014.08.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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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쉴러 교수가 고안한 주가평가지수 사상 네번째 고공행진

지난 세차례 모두 금융위기 이어져… 연준 테이퍼링 끝날 즈음 충격 우려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미국 나스닥지수가 18일 지난주에 비해 1% 상승한 4,508.312로 마감하며 14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공업주가 역시 지난주에 비해 1.1% 상승한 1만6,838.74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은 지난 1년 사이 25% 이상, 다우주가는 14% 가까이 올랐다.

미국 경기가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이 확연해 보인다. 하지만 이 기간 우크라이나 사태, 이라크 분쟁 등 세계경제의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미국 주식시장의 호조가 다소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아니나 다를까 미 증시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르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미국 주식이 현재 매우 비싸다’는 점을 자신이 개발한 주가평가지수인 ‘경기조정 주가수익률(CAPE ratio)’로 설명했다고 마켓워치가 18일 전했다. ‘쉴러 P/E’로도 불리며 지난 10년 동안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가치를 평가하는 이 지수는 1년 전 23 내외이던 것이 현재 25까지 상승했다. 이는 20세기 평균치인 15.2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마켓워치는 1881년 이후 이 지수가 25를 넘은 적은 1929년과 1999년, 그리고 2007년 세 번뿐이라며 1년 후 한결 같이 금융 위기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쉴러는 경기조정 주가수익률 지수가 주식 거래 적기를 파악하기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주식평가 가치가 이처럼 장기간 평균치보다 높게 유지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투자자 설문 조사 결과 이들도 걱정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문제는 경기조정 주가수익률이 높은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996년 자산 거품을 우려하면서 ‘비이성적 과열’이란 표현을 사용한 점을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소로스를 비롯한 월가 큰손들이 투자에서 이례적으로 방어적 풋(put)에 몰두하는 점도 주목했다. 방어적 풋이란 시세 폭락에 대비해 현물 주식 포트폴리오에 연동하는 주가지수 풋옵션을 사들여 시세 하락 때 손실을 최소화하는 투자 방식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소로스는 지난 6월 말 현재 상장지수펀드(ETF)에 시가 총액으로 22억 달러가 넘는 약 1,130만건의 풋옵션을 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보다 무려 605%나 증가한 것이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운용하는 체이스 콜먼도 지난 6월 말 현재 포트폴리오의 9.8%에 해당하는 약 7억 7,000만달러의 풋옵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는 이밖에 칼 아이칸과 데이비드 테퍼 등 다른 큰손들도 최근 잇따라 “심각한 자산 거품”을 경고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풋옵션이 차지하는 비중을 속속 대폭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UBS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이 현재의 완화 기조를 본격적으로 거둬들이면서 진짜 충격이 촉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지난해 5월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감축)을 처음으로 시사한 이른바 ‘긴축 발작’으로 특히 신흥국 자본시장이 크게 흔들렸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끝날 시점이 되면 지난 여름 같은 충격이 되풀이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를 “금리 격노”라고 표현했다. 연준 지도부가 아직 금리 인상 시점과 인상 속도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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