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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의 10%수준인 우리 기업의 R&D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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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의 10%수준인 우리 기업의 R&D 투자

입력
2014.08.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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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일본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2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으로 한일 양국 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일본은 231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64개에 불과했다. 중국의 부상으로 양국 모두 점유율 1위 품목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양국간 격차는 수 년째 별 변동이 없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한 가운데 후발 중국에 쫓기고, 라이벌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한국 제조업 위기론이 틀리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양국 기업들 간 연구개발(R&D) 규모의 격차다. 2012년 유럽집행위원회가 집계한 세계 R&D 규모 기준 2,000대 기업에 일본은 353개 기업이 포함된 반면 한국은 56개만이 이름을 올렸다. 약 6분의 1 수준이다. 또 일본은 연구개발비 1조원이 넘는 기업이 29개나 되는 반면 한국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3개로 9분의 1수준이었다. 톰슨 로이트가 특허 수 등을 기준으로 지난해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도 일본은 28개가 포함됐으나 한국 기업은 3개에 불과했다.

R&D 투자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경쟁력의 원천이고, 미래 먹거리 발굴과 일자리 창출의 바탕이다. 사실 정부 차원의 R&D 예산에서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뒤질 게 없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발표한 ‘주요국 정부 R&D 예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정부의 R&D 예산은 절대금액 면에서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에 이어 6위였다. 더구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예산 비중은 1.14%로, 아이슬란드(1.12%)와 핀란드(1.03%) 등보다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문제는 전경련 분석에서 보듯 민간 영역이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돌파하려면 기업들이 R&D 규모를 확충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현재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갖춘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R&D에 집중 투자해 기술개발에 매진한 덕분이다.

정부는 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R&D 예산 지원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기업 스스로 R&D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을 가다듬어야 한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ㆍ중소기업의 R&D 투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파격적 세액공제나 과세특례 등 세제 혜택의 검토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과의 격차를 없애고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길은 기업들의 획기적인 R&D 투자 확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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