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화면 '블루스크린' 현상
MS 측 1주일째 원인도 못 찾고 수동적 대응...이용자 비난 고조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인 윈도우 업데이트에서 원인 모를 결함이 발생해 PC가 먹통이 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MS측은 1주일째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수동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이용자들의 비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MS 게시판에는 12일 선보인 MS 윈도우 업데이트를 설치한 일반 이용자들이 “PC 시스템 다운과 함께 파란 화면이 나타나는 ‘블루스크린’ 현상 나타난다”는 불평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대다수가 안전모드에서의 재부팅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아예 ‘먹통 PC’가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 시스템 복구와 재설치 작업을 진행한 이후, 다시 문제의 업데이트를 찾아내 일일이 제거해야만 한다.
이런 현상은 윈도우 7의 64비트 버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윈도우 8과 8.1 버전, 윈도우 RT(태블릿 PC용), 윈도우 서버 2012 및 윈도우 서버 2012 R2 등에서도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MS조차 아직까지 이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있다. MS측이 아직까지 분명한 대응책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MS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이용자들에 대해서만 임시 해결책을 알려주고 있다. 한국 MS 관계자는 “이번에 윈도우 업데이트로 발생한 ‘블루스크린’ 현상은 모든 이용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징후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측 소프트웨어로 발생한 것인지, 개개인의 PC 사용 환경이 달라서 차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인지 파악을 못했다”며 “현재 본사 차원에서 역학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문제의 업데이트는 ▦KB2982791 (MS14-045, 커널 모드 드라이버용 보안 업데이트) ▦KB2970228 (루블화 화폐 표시 새 기호) ▦KB2975719 (윈도우 RT 8.1, 윈도우 8.1, 윈도우 서버 2012 R2용 2014년 8월 롤업) ▦KB2975331 (윈도우 RT, 윈도우 8, 윈도우 서버 2012용 2014년 8월 롤업) 등이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내려 받은 이용자들은 반드시 이를 삭제해야 한다. 만약 이미 문제의 업데이트 설치로 PC가 ‘블루스크린’으로 망가졌다면 MS 영문 홈페이지에 게재된 A4용지 2페이지 분량의 공지문(support.microsoft.com/kb/2982791/en-us)에 따라 ‘블루스크린’을 제거할 수 있지만 컴퓨터 초보자가 따라 하기엔 너무 복잡하다.
인터넷 카페와 한국MS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실제 “지난 주말 이후, PC 부팅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불편 신고 문의와 더불어 “피해 보상 대책도 내놔야 한다”는 분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단 사고가 터졌으면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알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피해를 입어서 꼭 문의하는 사람들에게만 대응책을 알려주는 MS 정책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다행히 국내 주요기업들에서는 아직 피해 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윈도우 업데이트가 사내 전산망과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해, 업데이트 시기를 2~3년 단위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번 업데이트 오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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