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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거점 일부 탈환… 우크라 사태 출구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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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거점 일부 탈환… 우크라 사태 출구 보이나

입력
2014.08.1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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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구호물자도 수용 결정, 정부군에 유리한 국면 전망 힘 실려

로랑 파비우스(왼쪽부터) 프랑스 외무장관, 파벨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7일 베를린에서 4개국 외무장관회의를 갖기 앞서 독일 외무부 영빈관 정원을 나란히 산책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로랑 파비우스(왼쪽부터) 프랑스 외무장관, 파벨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7일 베를린에서 4개국 외무장관회의를 갖기 앞서 독일 외무부 영빈관 정원을 나란히 산책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친 러시아 반군의 주요 거점인 동부 루간스크시 일부를 탈환하고, 동부지역 주민들에게 향하는 러시아의 구호물자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팽팽했던 대립의 무게 중심이 우크라이나 정부로 쏠리는 모습이어서, 동부 친러 세력이 러시아 귀속을 주장하며 4개월째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예상이 일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군의 저항이 여전히 거세 속단은 이르다는 평가도 만만찮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위원회는 17일 “정부군이 전날 반군과의 치열한 교전 끝에 루간스크에 있는 경찰청 건물을 점령하고 국기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루간스크시는 도네츠크주와 함께 친러 반군의 최대 거점인 동부 루간스크주의 핵심 도시다. 정부군은 지난달 17일 도네츠크에서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피격된 후 국제 사회가 반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진 틈을 타 공세를 강화하며 반군 점령지역을 탈환해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또 국제적십자위원회가 통제하는 러시아 구호물자를 인도주의 지원 물자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제공한 전체 트럭 280여대 가운데 우선 16대가 러시아 서부 로스토프 주에서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으로 이동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관계자는 “구호물자 지원과 관계된 당사자들이 18일 모두 모여 구체적인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통관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루간스크시를 일부 탈환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에 군사적 개입 명분 제공을 우려해 수송트럭의 국경 통과를 거부해온 기존 입장까지 바꾸자,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유리하게 전개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에서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의 목소리가 두드러진다”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기세를 몰아 사태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파벨 클림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4개국(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 외무장관회의에 앞서 “(서방으로부터) 군사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정부군이 훨씬 수월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개국 외무장관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인도적 구호물품 전달과 관련한 구체적인 절차와 휴전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회의 직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어려운 회의였지만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반군 저항이 만만치 않다. 반군은 정부군에 루간스크 경찰청을 내준 직후 루간스크 상공에서 정부군의 미그-29 전투기 1대를 격추했다. AP 통신은 “정부군이 점령한 곳은 루간스크 시의 주경찰청 건물”이라며 “루간스크 시 나머지 부분은 여전히 반군 통제 하에 있다”고 전했다.

1,000명이 넘는 전투요원과 수십 대의 탱크와 장갑차를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새로 수혈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 총리는 16일 공개된 비디오 연설에서 러시아에서 훈련 받은 전투요원 1,200명이 보강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30여대의 탱크를 포함, 150여대 장갑차로 무장한 채 러시아 국경 부근에 집결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의 티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반군에 장갑차를 제공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AFP 통신은 “19일 재개가 예상되는 4개국 외무장관회의에서 러시아의 반군 지원 여부 등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18일 루간스크 인근 지역에서 피란민들이 탄 버스 행렬이 포격을 받아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시 정부군 과 반군 간 책임 공방이 재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 안드레이 리센코는 “반군들이 난민 차량에 러시아제 다연장포와 박격포 등으로 포격을 가해 어린이와 여성 등을 포함,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군 측은 “반군은 그 정도 거리에 다연장포를 쏠 화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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