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말을 더듬을 때 쓰는 음이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점은 흥미롭다. 가령 Florida주나 인근의 동남부 주에서는 um보다 uh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보수적 발음을 하는 Massachusetts주와 동북부의 몇 개 주 그리고 미국 표준으로 알려진 중서부 지역에서도 uh가 더 많이 쓰인다. Texas주와 인근 주, 미국 대륙의 한 복판 지역에서는 um이 더 많이 쓰인다. 지역적 특성만 고려한다면 더듬는 말도 um보다는 uh가 더 표준에 가깝다.
젊은 층 남성이 나이든 여성과 비슷하게 um을 더 사용하는 편이고 남녀 공히 나이가 들수록 uh 사용 비율이 높아진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uh를 2.5배 이상 더 많이 사용하며 um은 여자들이 남자보다 22% 정도 더 많이 사용한다. 공통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um의 사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든다. um보다는 uh가 더 어른스럽고 점잖은 말투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더듬는 말 중에는 uh-huh um-hum도 있는데, 이들 어구는 전화를 받으면서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 쳐주는 ‘으-응’을 연상시키는 말이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세 배 이상 많이 사용하며 여성은 중년이 넘을수록 사용 빈도가 급격히 는다. 여성이 애교 있게 OK대신 Okie-dockie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현상이다.
이들 어조사나 이음말, 더듬는 말 등의 용도나 기능은 비슷하지만 구체적 용도와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원어민도 있다. um은 과거의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 더듬을 때 사용하고 uh는 다음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럽인들인 중에는 er, erm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언어만 다를 뿐 지역에 따라 사람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인이 ‘아, 그, 저’처럼 다양한 말을 사용하는데 이들도 문화와 지역 혹은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밝혀내는 것은 국어학자들의 몫일 것이다.
더듬는 말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깔끔한 말투가 되겠지만 흐르는 물처럼 즉시성을 갖는 ‘말’의 특성상 uh, um은 나쁜 것만도 아니다. 초등 1,2학년 아이들이 한창 말이 많아질 때 거의 1년 동안 um을 입에 달고 말한다. 그 시기가 지나면 끊기지 않는 문장으로 발전한다.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은 대중 앞에서 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거의 대부분 ‘Well, ~’로 말을 시작하곤 했다. Good speaker가 되기 전에 더듬는 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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