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요즘 패션 유통가는 SPA브랜드(제조ㆍ유통 일괄 브랜드)를 능가하는 트렌드로 디자이너 브랜드를 주목하고 있다. 참신한 디자인과 소재의 다양성, 소량 생산으로 나만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눈높이와 안목을 가진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전문점, 백화점, 홈쇼핑, 편집숍 등이 앞다퉈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폭 입점시키거나 팝업스토어, 콜라보레이션 등을 진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 두타는 9월 재오픈을 앞두고 의류뿐만 아니라 구두, 가방 등 잡화 및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 용품 등 전반에 걸쳐 디자이너 브랜드를 확대 영입할 계획이다. 특히 컬렉션급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할 예정이어서 눈길 끈다.
오픈형 인테리어로 꾸며지는 1층에는 서울 컬렉션, 제너레이션 넥스트 등 유명 컬렉션의 국내 최고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할 예정이다. 뉴욕풍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부부 디자이너 김석원ㆍ윤원정의 ‘앤디앤뎁’, 우아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홍승완 디자이너의 ‘스위트리벤지’, 현대적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박종철 디자이너의 ‘박종철부띠끄’, 예술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유혜진 디자이너의 ‘쿠만 오은환’까지 패션피플에게 인기 높은 브랜드들이 대폭 강화된다. 더불어 과감한 프린트가 인상적인 임소영 디자이너 잡화 브랜드 ‘암쏘영’, 신선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김소영 디자이너 구두 브랜드 ‘마크모크’, 가로수길 유명 자연친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앤솔로지’ 등도 선보인다.
지하 2층 남성복 매장에도 ‘슬링스톤’ ‘네이브’ ‘티키’ ‘범’ 등 패션시장에서 뜨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절반 이상 입점할 예정이며, 기존에 신진 디자이너존으로 패션계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여 왔던 ‘두채’도 더욱 강화된다.
롯데백화점도 디자이너 브랜드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문화광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함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나서는 한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은 특판전을 꾸준히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월 ‘11 스타일 버즈’라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김홍범, 이청정 등 11명의 유망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 김홍범 디자이너의 세컨드 브랜드 ‘딤에크레스’는 롯데 영플라자에 단독 매장을 정식 오픈했다. 부산본점과 광복점의 ‘리즈테일(구두)’과 동래점의 ‘샤함(액세서리)’ 등도 백화점에 입점한 디자이너 브랜드로 주목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과 신진 디자이너의 윈-윈 전략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업체들도 주 고객층인 ‘4050’ 외에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는 ‘2030’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다. 상반기 구연주ㆍ최진우 디자이너 브랜드 ‘제이쿠’의 리미티드 에디션이 선보였고, 9월에는 계한희의 ‘카이’가 홈쇼핑을 통해 론칭한다. 3년 만에 홍콩, 밀라노 등 해외 유명 편집숍에 입점 성공한 장민영 디자이너의 ‘드민’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탄탄한 소비층을 갖춘 중진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유명 여배우들의 드레스 제작으로 유명한 부부 디자이너 ‘맥앤로건’은 2013년부터 현대홈쇼핑에서 의류 브랜드를 론칭해 제품을 선보였으며, 올 상반기에는 판매 순위 2위를 차지, 27만 9,000 세트가 팔려나가는 성과를 올렸다.
전창수 두타 부장은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디자이너 브랜드가 개성 있는 디자인, 섬세한 제품 퀄리티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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