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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정부 "美, 쿠르드만 보이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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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정부 "美, 쿠르드만 보이냐" 불만

입력
2014.08.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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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지원을 받아 쿠르드군이 모술 댐을 탈환하는 등 미국이 노골적으로 쿠르드족을 돕고 나서자, 이라크 중앙정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과격 수니파 이슬람국가(IS) 반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코앞까지 진격했는데도 미국이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도인 아르빌 방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이 직접적인 무기지원에 이어 쿠르드군의 모술 댐 탈환까지 지원하자 이라크 중앙정부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쿠르드족에 편향된 미국의 지원이 이라크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고 IS의 바그다드 진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쿠르드군은 미군 공습이라는 든든한 지원 속에서 아르빌을 방어하는 반면 이라크 정부군은 미군 도움 없이 바그다드로 밀려오는 IS에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라크군 당국자들은 IS가 14일 바그다드에서 약 65㎞ 떨어진 곳에서 여러 차례 감행한 공격을 거론하면서 “전략무기나 미국의 공습지원 없이는 방어가 불가능한 지역”이라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라크 공군 조종사 라드 파케는 “온종일 폭격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무기가 좋지 않아서 중대한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 지역을 폭격해 IS 대원 몇 명을 죽이기는 하지만 IS가 흩어졌다가 곧 다시 모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습에도 전세 역전의 기미가 미미한 가운데 이라크의 여론도 분노로 돌아서고 있다. 바그다드의 알나흐라인대학 총장인 하산 알파야스는 “미국은 항상 테러리즘과의 싸움에 앞장선다고 말하지만 IS가 이라크 곳곳을 장악할 때는 꿈쩍도 하지 않다가 유전지대와 아르빌까지 진격해 자국의 이해에 문제가 생기자 그때서야 개입했다”면서 “미국의 정책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이 IS 격퇴를 명분으로 그간 테러단체로 규정해온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쿠르드군과 협력하고 있는 것을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IS의 세력확장이 뜻밖의 협력관계를 만들어냈다”면서 “미국의 IS 공습은 PKK 무장대원에 대한 간접적인 지원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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