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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세계 첫 리튬 추출 기술, 아르헨티나서 빛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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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세계 첫 리튬 추출 기술, 아르헨티나서 빛 보나

입력
2014.08.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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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현지 시험 공정 시작

14일 경북 포항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실험실. 한 연구원이 모니터로 거대한 원형 통 안 하얀 가루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3월부터 아르헨티나 후후이(Jujuy)주 카우라치 소금호수(염수)에서 가져온 물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리튬을 뽑아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며 “자연 증발이 아닌 인공 추출이 경제성이 있는지 따져보기 위한 검증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와 RIST는 현재 아르헨티나 현지 리튬 광권 보유 업체와 손잡고 현지에 연간 생산량 200톤 규모의 파일럿플랜트를 짓고 있으며, 11월부터 연구진이 현지를 찾아가 염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 초 귀국해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업성 여부를 따져본 뒤 내년 상반기 중 상용화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성공한다면 볼리비아, 칠레에 이어 ‘세계 3대 리튬 호수 보유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도 기술 검증에 성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아르헨티나 프로젝트에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가 청정에너지와 함께 2대 성장엔진으로 키우는 원천소재 분야의 핵심인 리튬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게 포스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포스코와 RIST는 2010년 10월 세계 최초로 염수에서 순도 높은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특허 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 이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한 것이 권 회장이다. 그는 2009년 RIST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전문가 10여 명을 이끌고 7개월 동안 주말도 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또 기술책임자(CTO) 시절에는 직접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 관계자들과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포스코 특허 기술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현재 포스코는 관련 기술 국내 특허 44건, 해외 특허 76건을 출원한 상태이다. 권 회장은 5월 직원들과 가진 이노베이션포스코(IP) 행사에서 “올해 우리가 지닌 리튬 관련 앞선 기술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튬은 전기차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있는 이차전지의 필수 소재. 현재 톤 당 7,000달러(약 715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특히 앞으로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 리튬이차전지 시장이 2020년 6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백색 황금’이라고 불릴 정도다.

리튬은 현재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등 남미에서만 상업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김기영 연구원은 “남미에서는 염전에서 소금을 얻듯 호숫물을 증발시키는 과정을 서너 차례 진행한 뒤 리튬을 추출한다”며 “햇빛, 바람의 힘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18개월까지 걸리는데다 리튬 회수율도 20% 안팎”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의 기술은 강우량 일조량 등을 신경 쓰지 않고 길어도 한 달 안에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염수 1리터(ℓ) 당 리튬이 2.5g은 있어야 추출이 가능했지만 우리는 0.5g 이상만 있어도 뽑을 수 있다”며 “미국 중국 등 경제성이 없다고 봤던 염수에서도 리튬을 얻어 낼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리튬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2011년(연산 2톤) 볼리비아, 2012년(연산 20톤) 칠레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절반의 성공’이었다. 볼리비아의 경우 추출 한 리튬을 재료로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어느 나라에서 만들지를 두고 양측 입장이 갈려 협상이 결렬됐고, 칠레는 프로젝트 입찰 자체가 무산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이 워낙 귀하다 보니 각국 정부나 관련 기업들이 작은 것도 양보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겐 독보적으로 앞선 기술이 있고 두 차례 시행 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프로젝트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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