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를 통해 조화와 조의문을 전해왔다. 북한이 김 전 대통령의 기일에 맞춰 조의문을 보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통전부장은 이날 개성공단 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소에서 방북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나 김 제1위원장 명의의 조화와 조의문을 전달했다.
김 제1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아가 통일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공적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유가족들과 김대중 평화센터 관계자들이 김 전 대통령의 생전의 뜻을 이어 받아 통일 사업에 계속 앞장서 나가길 바랍니다”고 밝혔다. 조화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라는 문구가 쓰인 붉은 리본이 달렸다.
김 통전부장은 이후 박 의원 일행과의 대화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전제 조건 없는 실천을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김 통전 부장은 최근 우리 정부의 고위급 접촉 제안과 박근혜 대통령의 8ㆍ15 경축사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핵 문제를 거론하면서 어떠한 것을 하자고 하는데 그게 실현될 수 있겠냐고 (평양에서) 의심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사훈련도 왜 하필이면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하려 하는가”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김 전 통전부장은 그러면서 “(선 핵포기 등) 전제조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앞서 박 의원 등 일행 5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 동교동 김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가 이희호 여사에게 보고하고 오후 4시30분께 도라산 출입사무소(CIQ)를 거쳐 방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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