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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검장 공공장소 음란행위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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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검장 공공장소 음란행위 '진실게임'

입력
2014.08.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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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지검장 "터무니없는 의심 억울" 경찰, 현장 CCTV확보 분석 의뢰

김수창 제주지검장.
김수창 제주지검장.

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입건된 김수창(52ㆍ사법연수원 19기) 제주지검장이 자신을 둘러 싼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사건의 진실은 음란행위를 하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의 정밀 분석 결과에 따라 금명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이후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던 김 지검장은 17일 오전 서울고검 기자실을 직접 찾아 “검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문을 뗐다. 그는 “확인되지도 않은 터무니 없는 의심으로 한 공직자의 인격이 말살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평생 한이 될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하루빨리 철저하고 명백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검장은 특히 “인사권자(검찰총장)가 검사장 신분이 진상 규명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한다면 물러나겠다”는 강수까지 뒀다. 일각에서 ‘제주지검이 제주 경찰을 지휘하는 구조인데 수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결백을 밝히기 위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대검찰청은 우선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신중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김 지검장의 보직 이동 등에 대해 수뇌부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은 (인사에 대해) 결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경찰청은 핵심 단서가 될 CCTV 화면을 확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문제의 화면에는 밝은 색 계통의 하의와 어두운 색 상의를 입은 한 남성이 음란행위로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는 장면이 잡혔다. 김 지검장은 사건 당일 흰색 바지에 파란색 상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에 따르면 김 지검장이 주장했던 것처럼 신고 현장에 다른 남자가 앞서 지나가거나 앉아있는 장면은 없었다. 경찰은 CCTV 해상도가 낮아 얼굴이 확인 안 될 경우에 대비해 사건 현장 근처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초 신고자인 여고생도 금명간 불러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혐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건 발생 직후 김 지검장의 대처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 지검장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동생의 이름으로 조사를 받은 것 자체가 ‘수사 방해’인데, 법률가인 김 지검장의 처신에 고의성이 다분한 만큼 별개의 문책 사유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지검장은 “검찰 조직에 누가 될 것을 염려해 한 일”이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차라리 그때 신분을 밝힐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든다”고 변명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진상 규명이 우선이겠지만, (김 지검장의 초동 대처가) 검찰 조직에 대한 신뢰를 또 다시 떨어트린 것은 분명하다"며 "대검 감찰본부가 이 부분에 대해 문제 삼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검경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지검장이 범인이 아니라면 검찰이 ‘경찰의 과욕’을 문제 삼을 것이고, 김 지검장 혐의가 맞는 것으로 확인되면 경찰이 ‘수사 과정의 어려움’을 거론하면서 검찰 조직을 비판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조직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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