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에 떡선물 한 선명숙 명인
“교황님께 우리의 전통 맛을 선물할 수 있어 무척 기뻤습니다”
대전 유성구 전민동에서 떡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선명숙(60)명인은 아직도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듯 했다. 천주교 대전교구장인 유흥식 주교의 주문에 따라 지난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가진 교황이 참석하는 간담회에 사용될 전통떡과 한과를 선물했는데 유 주교로부터“너무 고맙다”는 답변을 받아서다.
선 명인이 이번에 교황에게 선물한 떡은 궁중에서 임금 생일 때만 먹는다는‘두텁떡’과 송편, 한과 등이다. 교황에게 전달되는 떡은 구절판에 종류별로 다양하게 담아 모양도 살렸다.
가톨릭 신자도 아닌 그가 이번에 떡을 선물한 사연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지역행사에서 전통떡을 맛본 지인이 소개해 유 주교가 직접 맛을 본 후에 떡과 한과를 주문한 것.
젊은 시절 캐나다에서 제빵기술을 배웠던 그는 20여년전 밀가루와 설탕 등으로 만든 빵이 우리 몸에 맞지 않다는 생각에 전통떡과 한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 전통떡의 맥을 이어보자는 생각에 떡을 잘 한다는 소문난 전국의 떡집을 돌아다니며 배우고 연구한 끝에 명인의 반열에 까지 올랐다.
5년 전 두텁떡을 비롯해 우리 떡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떡카페도 열었다. 그는“우리 떡은 쉽게 소화되는 등 매우 뛰어난 건강식인데 국민들이 장점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재료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떡의 이점을 널리 알려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로부터 조상들은 경사스런 일에 떡을 나눠먹는 전통이 있었다”며 “이는 나누고 베푸는 삶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허태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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