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수백명 경찰과 맞서 "경찰 미숙한 대응" 비난 목소리
10대 흑인 소년 총격사망으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주 소도시 퍼거슨시에서의 흑인 소요사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주정부의 비상사태 선포와 통행금지 명령에도 불구, 17일 새벽에도 200여명이 거리로 나와 최루탄으로 저지하는 경찰과 맞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다른 시위 참가자의 오발로 추정되는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고, 7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퍼거슨 시민들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퍼거슨시를 포함한 세인트루이스 교외에 야간 통행금지를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통행금지는 17일 0~5시다. 닉슨 주지사는 “소수 그룹이 범죄를 기도하고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수 백인들에게서 인종차별을 받아 왔다고 믿는 흑인 민심은 이를 무시했다. 통행금지 시간에도 200여명이 시내로 나와 경찰과 맞섰다. 이들 중 일부는 전날 밤 시내 상점을 약탈했는데, 일주일전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마이클 브라운(18)의 절도 장소로 알려진 ‘퍼거슨 마켓 앤 리커’도 포함됐다.
15일까지만 해도 진정기미를 보였던 사태가 악화된 건 퍼거슨시 경찰의 미숙한 대응 때문이다. ‘성난 민심을 달랜다’며 총을 쏜 경관의 신원(대런 윌슨)을 공개하면서, 브라운을 절도 용의자로 지목하는 내용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한 것.
그러나 CCTV 장면과 총격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하면서, 흑인 시민들이 16일 밤부터 또다시 폭력 시위에 나섰다. CNN은 연방 법무부나 미주리주 고속도로 순찰대의 반대에도 불구, 시 경찰이 CCTV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대다수가 백인 경관으로 구성된 퍼거슨시 경찰이 여전히 인종차별적이고 고압적 행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족과 인권운동 단체 등은 18일 퍼거슨시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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