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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도 오셨는데 '서울 순례길' 걸어볼까

입력
2014.08.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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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출발 3개 코스 28.4km

약현 성당 등 거쳐 절두산 성지까지

종묘·북촌 등 서울 역사도 함께 체험

市, 관광 안내소에 가이드북 배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한국 천주교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판 산티아고순례길(스페인)이라고 불리는 ‘서울 천주교순례길’이 주목 받고 있다. 교황이 던진 평화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천주교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서울순례길을 직접 걸어보자.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순례길은 이번 교황 방한에 맞춰 서울시가 지난 5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함께 개발했다. 서울시내 주요 천주교 성지를 연계한 순례길 코스는 총 3코스(28.42km)로 구성됐다.

명동성당을 출발해 종로, 청계천을 따라 걷는 1코스는 총 9.6km에 이르는 길로, 서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코스다. 코스의 시작점인 명동성당은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성당으로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꼭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종로와 청계천을 포함해 북촌 일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600년 서울의 역사를 볼 수 있어 순례와 함께 관광을 즐길 수 있다.

2코스는 서울에서 가장 전통적인 천주교 역사를 간직한 코스로 총 5.65km다. 북촌한옥마을의 가회동 성당을 출발해 가장 많은 신자가 순교했던 서소문 성지를 거쳐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알려진 중림동 약현성당에서 순례를 마친다. 시작점인 가회동 성당은 한국 천주교 최초 선교사인 주문모 신부가 조선 첫 미사를 집전한 곳으로, 북촌 한옥마을과 성당의 조화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많은 신자들이 참수형을 당한 서소문 순교성지는 지난해 7만 명의 순례객들이 다녀간 국내 최대 천주교 성지다.

천주교 순례길에서 가장 긴 코스인 3코스는 13.17km로 서울 서민들의 생활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서울의 옛 모습을 간직한 만리동 고개길에서 한강변을 따라 순례길의 마지막 목적지인 절두산 순교성지까지 이어진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순교자들의 유해를 안치하고 있는 절두산 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 순교 사적지로 순례성당과 지하묘소, 한국 교회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 천주교 순례길. 서울시 제공
서울 천주교 순례길. 서울시 제공

한편 시는 서울순례길을 찾는 순례객과 국내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서울시내 12개 관광안내소에서 ‘서울 천주교순례길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가이드북에는 서울순례길에 대한 소개와 코스별 주요 성지, 그리고 순례길 주변의 관광 명소에 대한 소개가 담겼다.

이와 함께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는 서울시에서 발간한 가이드북을 ‘서울 성지순례길앱’으로 만들어 무료로 제공한다. 앱은 순례길 정보뿐 아니라 해당 성지에 도착하면 도착 알림과 해당 성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천주교 순례길은 천주교인 뿐만 아니라 서울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도 종교적 의미가 깊은 성지들을 직접 걸어보며 사색할 수 있는 재충전의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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