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 오후‘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리는 충남 당진의 솔뫼성지를 방문했다.
솔뫼성지는 교황의 4박5일의 방한 기간 처음으로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마주하는 장소가 됐다. 이곳은 한국 첫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이날 오후 4시35분 당진 우강초등학교에 헬기로 도착한 교황은 안희정 충남지사, 김홍장 당진시장의 영접을 받고 의전차량으로 900m쯤 떨어진 솔뫼성지로 이동했다. 교황이 솔뫼성지에 들어서자 교황을 기다리던 인파 5만여명은 박수를 치고 ‘비바 파파’를 환호했다. 교황은 차 위에서 특유의 환한 미소와 함께 손 흔들어 화답했다.
김 신부 생가에 도착한 교황은 이용호 솔뫼성지 신부의 안내로 ㄱ자형 기와집으로 만들어진 생가 마루에 꽃단지를 놓고 헌화했다. 이어 마루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마루 뒤 벽에 걸린 김 신부 초상화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기도를 시작했다. 3분 정도의 기도를 마친 뒤 가슴에 성호를 긋고 바티칸 문양이 새겨진 의자에서 일어나 김 신부 초상화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생가 앞마당에 설치된 방명록에 서명을 할 때 한복을 입은 권모(5)양이 백금으로 만든 장미꽃을 선물하자 교황은 권양을 가슴까지 들어올려 껴안고 환한 미소로 볼을 비비며 축성했다. 교황은 또 성지 측에서 미리 마련한 묵주 3만개가 들어있는 박스에 다가가 또다시 축성했다.
교황은 이어 희귀병과 암 등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을 위해 축성하고 경호펜스 옆에 늘어선 사람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생가 방문을 마친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남의 장막’으로 향했다.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와 그의 증조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 아버지 등 4대 순교자가 살면서 천주교 신앙을 싹 틔워 ‘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린다. 김 신부의 가문은 박해로 가족들이 여러 차례 투옥되고 고문을 받다가 순교했다. 이곳은 소나무가 많아 솔뫼로 불리우며 한국의 대표적인 순교자의 고향으로 정착됐다.
당진=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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