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학원 이사회, 새 총장으로 선임
총학생회 등 "비리 원흉" 거센 반발
공금횡령과 부정입학 등으로 교육계에서 퇴출됐던 김문기(82) 전 원주 상지학원 이사장이 20년 만에 총장으로 복귀하게 돼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학교법인 상지학원은 14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이사 8명 중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김 전 이사장을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2018년 8월까지다. 상지학원의 한 관계자는 “재정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과감한 투자 등 학교를 정상화시킬 돌파구를 찾을 적임자가 김 전 이사장이란 점에 이사들이 공감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상지학원은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연 이사회에서 김 전 이사장을 정이사로 선임했다. 재단 측은 내주 중 교육부에 이사선임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 전 이사장의 복귀는 1993년 3월 학생 부정입학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이듬해 상지대 이사장에서 해임된 지 20여년 만이다. 김 전 이사장 구속 이후 상지대는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04년 새 이사진이 꾸려지면서 정상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이 새로 선출된 정이사들의 선임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2007년 대법원이 옛 재단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분쟁이 다시 촉발됐다.
김 전이사장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총학생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이사회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이 수년간 민주대학을 꿈꿔왔던 상지대 구성원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사학비리 전과자의 총장 선임을 반대하며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학생총회를 거쳐 동맹휴학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상지대 교수협의회도 18일 오전 11시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동권 교수협의회장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이사후보로 부적격하다고 한 인물이 어떻게 학교업무를 총괄하는 총장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남는다”고 말했다.
원주=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