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독립기념일 연설서 토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인도를 창피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빈발하는 성폭력 문제를 꼽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인도 독립기념일인 15일 공식 연설에서 “집단 성폭행이나 강간 사건 발생 소식을 들으면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인다”고 고백하며, “이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45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바로 강간 범죄의 잔혹성이 인도를 부끄럽게 한다”며 “(피해자인) 여자 보다는 남자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자식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여성의 존엄성을 위해 앞으로 4년 내 모든 가정이 화장실을 보유하도록 하고, 각 학교에는 남녀 화장실 시설을 구분해서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여성들은 집안에 화장실이 없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깥에 나가 대변을 봐야 한다”며 “이로 인해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문제에 직면하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법 절차와 별개로 가정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들은 왜 아들들에게 어디에 가는지 묻거나 회초리를 들지 않느냐”며 “모든 부모는 아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AFP통신은 “모디 총리가 성폭력 문제 외에도 종교 갈등, 농민 자살 등 그 동안 금기 시 됐던 자국 문제를 과감하게 꺼내 들었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잔혹한 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해 국내외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12년 12월 심야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이 운전사 등 남성 6명에게 집단 강간을 당해 공분을 사는 사건이 벌어졌으나 1년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집에 있던 16세 소녀가 두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불에 타 죽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또 올해 5월에는 사촌 사이인 10대 여성 2명이 집단 강간을 당한 후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나무에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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