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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에서 은행 점포가 사라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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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에서 은행 점포가 사라진 까닭은?

입력
2014.08.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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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가보셨습니까? 리모델링이 한창인 코엑스몰은 쇼핑과 외식, 여가를 한꺼번에 즐기는 ‘몰링(Malling)’ 문화를 선도한 복합쇼핑몰입니다. 리모델링이 끝나는 연말에는 또 어떤 독특한 매장으로 쇼핑객에게 새로움을 선사할지 궁금한데요. 그런데 혹시 새로운 코엑스몰을 찾으셨다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은행 업무가 떠올랐다면 얼른 매장 밖으로 나오시길 권해 드리고 싶네요. 코엑스몰을 운영하는 한국무역협회가 2012년 6월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 계약이 끝난 은행 지점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코엑스몰 내 입점한 영화관 메가박스가 직접 계약한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무역협회가 2012년 말로 계약이 종료된 외환은행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음으로써 코엑스몰에서는 더 이상 은행 점포를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외환은행은 쇼핑몰 내 점포가 문을 닫는 대신 인근 트레이드타워 2층에 새 지점을 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한때 상권 중심지의 상징이던 은행 점포가 찬밥 취급을 당하게 된 셈인데요. 상권이 활발한 곳을 중심으로 은행이 건물주에게 기피 대상이 되는 추세와 맥을 같이 합니다. 상가가 가장 활력 있어야 할 주말에는 문을 닫고, 평일에도 오후 4시면 영업을 끝내기 때문에 상가 분위기를 띄우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앞서곤 하죠. 건물주들에게 1층 효자 점포는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금융권 점포에서 활력 넘치는 커피 전문점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24시간 운영하는 점포라면 더욱 좋겠죠.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도 비슷한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DMC 지구단위계획 중 건축물 용도에 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조서에 따르면 중심활동 가로변 저층부는 자동차판매점, 금융업소 등으로 쓰일 수 없습니다. 은행 등이 보행자의 가로 활동과 관련이 없고 상업가로의 분위기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런데 현재 건물 2층에 지점을 두고 있는 모 은행이 1층에 입점을 하고 싶다며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달라는 민원을 서울시에 수차례 제출했다고 합니다. 물론 변경이 불가하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죠.

무역협회는 코엑스몰에서 은행 지점이 사라져도 자동화기기(ATM)를 늘릴 예정이기 때문에 고객이 불편할 일은 없을 거라고 하는데요. 은행권이 ‘시민 편의’를 앞세워 상권 중심지 입점만 고수하기에는 변화의 흐름이 너무 거센 듯합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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