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대 남성 구속영장 신청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는 곳 인근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거짓 신고(본보 15일자 9면)한 범인은 친구들과 내기에서 이기려고 장난 전화를 건 철없는 2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백모(22ㆍ무직)씨는 13일 오후 7시 온라인 채팅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또래 두명과 서울 광진구 중곡동 자택 근처 공원에서 술판을 벌였다. 이들 세명은 두 시간여에 걸쳐 무려 소주 12병을 나눠 마셨다.
술에 취한 이들은 대범함을 시험해 보는 내기를 했다. 인근에 있는 서울 지하철5호선 군자역을 폭파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에게 50만원을 주자는 것. 페이스북에 ‘군자역 폭파 신고’라는 내용의 기사가 올라오면 신고한 것으로 인정해 주기로 하고 오후 9시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전날 했던 내기를 잊지 않은 백씨는 14일 오후 5시35분쯤 군자역 인근 공중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어 “군자역을 폭파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마침 교황이 군자역에서 100m가량 떨어진 천주교중앙협의회를 방문하기 직전이어서 군과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군경이 폭발물 수색을 벌이던 당시 교황은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주교단과 만나는 일정을 변동 없이 소화했다.
경찰은 신고전화 발신지로 확인된 공중전화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 추적해 신고 3시간 만에 PC방에 들렀다가 귀가하던 백씨를 붙잡았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황 방한 소식은 들었지만 (거짓신고 당시) 교황이 군자역 인근에 온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5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백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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